예로부터 우리나라의 도자기는 그 아름다운 색과 모양으로 칭송받아왔다. 하지만 임진왜란을 겪으며 우리의 도자기와 도공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면서 이내 자취를 감춰버렸다. 일본군이 전리품으로 싹쓸이해 간 탓에 임진왜란 이후 국내의 도자기 문화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때부터 우리나라의 도자기는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다. 조선의 도자기에 반한 일본의 권력층은 바다를 건너 도자기는 물론이고 심지어 도공까지 데려가 버렸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도자기 문화는 이제 다시 한 번 용트림을 준비하고 있다. 1963년 조선 왕실에 진상하는 도자기를 굽던 광주관요의 유서 깊은 전통과 장인정신을 계승한 광주요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름도 왕실에 진상하는 도자기를 만들던 장소인 경기도 광주의 명맥을 이어받았다는 의미에서 '광주요'로 정했다. 전통의 색을 재현하기 위해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결과, 청자의 비색과 분청사기의 백채 그리고 백자의 색감을 재현해 도자기의 고급화를 이루어내는 데 성공했다.
예술품이 아닌 실생활의 도자기
광주요의 가장 큰 특징은 전통을 계승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전통을 옹골지게 고집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의 식생활에 맞게 적용시켰으며, 이것은 광주요의 모든 제품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고 현대화를 통해 전통 도자기의 아름다움을 오늘 우리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게 한 그릇이 바로 광주요다. 그 명성은 신혼부부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신혼부부 필수품으로 광주요가 등장했을 정도니말이다. 광주요는 조선시대의 분청사기, 조선백자, 그리고 고려청자 등을 만들어온 10년 이상 경력을 지닌 도공만을 모아 생활식기용 고급 수제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대중이 아닌 상류층을 겨냥했고, 소품종 대량생산이 아닌 수작업을 통한 소량생산을 고수했다. 이러다 보면 더 이상 도자기를 상전처럼 모셔놓고 바라보지 않고, 실생활에서 밥과 국을 담는 데 사용해 도자기 본연의 가치도 살릴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이 믿음은 언뜻 역설적이지만, 도자기의 품격을 세우고 나면 자연스럽게 그 문화가 대중에게도 널리 퍼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왕실에 진상하던 경기도 광주의 명맥을 이어받았다는 의미에서 이름 지은 광주요는 전통의 색을 재현하기 위해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결과 도자기의 고급화를 이루어 내는 데 성공했다.
(좌)몇 해 전 광주요가 샌프란시스코 나파밸리에서 선보인 「랍스터떡볶음」.
(우)조선백자 특유의 기품을 살리는 동시에 사용자의 편리성까지더한「모던라인進」.
이를 위해 광주요는 도공들과 함께 고서를 탐독하고, 세계 유명 박물관을 수차례 방문해 우리의 옛 도자기 분석을 거듭했다. 그리고 책과 박물관에서 얻은 도자기 지식과 전통적으로 전수 되어온 상감기법을 더해 도자기에 목부용을 넣는 노력을 계속했다. 그렇게 각고의 노력으로 출시된 4인용 도자기세트는 2백만 원에서 1천만 원을 호가했다. 하지만 대량생산 제품과 싼 가격에 익숙해 있던 우리나라 소비지들에게 광주요는 감히 다가가기 힘든 명품일뿐었다. 비싼 가격 때문에 광주요는 일반 소비자와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게 되었다. 그러나 진실은 통하는 법. 상류층과 애호가들의 입소문을 타고 광주요의 명성은 널리 퍼져나갔고 그렇게 상류층을 겨냥한 마케팅은 성공을 이루었다. 상류층을 대상으로 한 제품이 성공한 후, 광주요는 서민의 문화였던 사발로 눈을 돌려 생활도자기를 출시해 또 다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광주요 제품은 크게 회화나 조각 등 고급스런 수공예가 들어간 도자식기인 클래식라인 승(承), 전통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감각적인 도자식기인 모던라인 진(進), 사발을 기본으로 한 구성으로 어디 서든 편하게 쓸 수 있는 캐주얼라인 활(活)로 크게 나뉜다. 특히 모던라인 진의 월백시리즈는 조선 최고의 도자 명품, 으로 꼽히고 있는 백자 항아리를 모티브로 제작된 제품. 조선 백자 특유의 순수함과 달 항아리의 여유와 풍요로움, 거기에 선의 아름다움까지 살려 백자의 기품을 살리는 동시에 편리성까지 더했다.
지난해에는 품질과 뛰어난 미적 가치를 인정 받아 청와대 국빈 만찬용 식기로 선정되어 '여백의 미와 유백색의 순결함을 식기로 재현해 한국의 아름다움을 식탁에서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영부인 김윤옥 여사는 대통령 관저에서 시용하는 모던라인을 달 항아리라는 애칭으로 부를 정도로 강한 애착을 보인다고. 청와대뿐만 아니라 롯데호텔의 한식당 ‘무궁화’도 식기를 광주요의 모던라인으로 바꿨으며 세계적 프랑스 요리 전문가 코리 리 (Corey Lee)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도 광주요에서 제작한 식기를 시용한다. 이렇게 광주요는 전통 자기의 느낌과문양, 기법, 형태 등을 현대화시켜 도자기의 대중화를 이루어냈고 품질까지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전통 도자기를 생활 명품으로 상품회' 한 것이다.
젊은 주부들이 선택한 광주요
도자기 문화의 생활화를 이룬 광주요가 더 빛나는 것은 그 고객층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고객층이 다양하다는 것은 광주요가 추구해 온 고급화 전략이 대중에게 널리 전파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동안 국내 도자식기 시장은 코 렐, 포트메리온, 헹켈 등의 외국 브랜드가 점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광주요가 입소문을 타면서 부터 이들의 고공행진은 멈추고 있다. 어느 가정, 어느 한정식 음식점에서나 볼수 있는 디자인과 서양인의 식탁에 맞는 라인을 구성한 그들의 제품은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한다. 이러한 변화를 주도한 고객층은 30~40대의 젊은 주부들이었다. 그들이 광주요에 매료된 것은 외산 브랜드 일색인 도자기 시장에서 볼 수 없던 희소성과 광주요라는 브랜드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간단하고 간편히 즐길 수 있는 면류와 브런치 메뉴에서 부부의 로맨틱한 디너, 아이들과 함께하는 건강한 점심, 손님의 상차림까지. 광주요 도자기는 이 모든 음식 문화를 아우르는 라인을 갖추어 언제 어디서든 음식을 돋보이게 한다. 게다가 천연 유약으로 제작해 친환경적이기까지한 광주요는 어느덧 한국의 식탁 문화까지 건강하게 바꾸어 놓고 있다.
소주에 품격을 더했다, 火堯
광주요도자기와 더불어 오랫동안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은 소주에도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 조상들이 귀한 쌀로 정성들여 만들어 온 전통방식 그대로말이다. 화요가 그것이다.
화요(火堯)는 소주의 소(燒)자를 파자(跛者)한 것으로 '불로써 다스려진 존귀한 것'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불을 다스리는 기술에 의해 증류식 소주의 맛과 향이 좌우된다는 의미를 함축해 증류 공정의 특성을 그대로 브랜드화한 것이다. 화요는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고급증류소주라는 특징에 맞게 ‘건강한 술'을표방한다. 이를 위해 100% 우리 쌀과 지하 150미터에서 퍼올린 깨끗한 물로 빚는다. 일반적으로 소주는 증류식과 희석식으로 나눌수 있는데 우리가 보통 즐겨 마시는소주는 희석식이다. 95%의 순수 알코올을 20~35%로 희석한 뒤 약간의 첨가물을 섞어 맛을 낸다. 반면 화요는 전통 소주 생산 기법에 따라 쌀을 여러 차례 발효하고 증류한 뒤 숙성시켜 만든다. 이때에는 증류식 소주에 남게 되는 특유의 탄 맛과 특수한 향이 풍기게 되는데, 화요는 이러한 단점을 없애기 위해 갑압증류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저온에서 증류해 탄 냄새와 맛을 없애 상쾌한 향과 맛만 남도록 하는 방법이다.
소주의 신세계를 연 화요를 얻는 과정은 희석식 소주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한 손길을 필요로 한다. 경기도 여주 공장에서 지하 150미터 암반수와 여주미 · 이천미로 술을 빚어 증류 원액을 얻어고, 위스키나 와인처럼 오크 통이 아닌 옹기에서 3개월 이상을 숙성시켜 술을 익힌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하 숙성고로 이동해 또 다른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바로 음악을 들려주는것이다. 이모든 과정을 거친후에야 화요는 건강한 술로 탄생한다. 이렇듯 정성스레 만들어진 화요는 제1회 대한민국 우리술품평회에서 증류식 소주부문 대상 및 포장디자인상 수상, 2007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IWSC(몽드셀렉션, SWSC와함께 세계 3대 주류, 식품품평회 중의 하나)에서 동상, 2008년 '국제주류경연대회'인 몽드셀렉션(48년 동안우수한 제품을 선정해온 세계적 권위의 식품품평회)에서 금상을수상 하며 그품질을 인정받았다. 또 지난해에는 G20 정상회의 외신 취재기자단 3500명에게 제공하는 'G20 시그니처 칵테일'에 선정되어 우리의 문화를 널리 알리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한국의 이미지를 고급스럽게 포장 하고 있는 ‘광주요’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애용하는 소주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린 '화요'. 우리의 전통미를 살린 이 두 가지가 유럽식, 일본식이 최고급으로 인정받는 식탁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광주요가 있기에 한식의 세계화는 현실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수과문 제작과정. 단아하고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분청사기로, 다남, 다복, 다수를 상장하는
불수감 열매를 모티브로 삼았다.
지난해 청와대 국빈 만찬용 식기로 선정된 「모던라인進」의 월백시리즈.
도자기 명품으로 꼽혔으며 현재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백자 항아리를 모티브로 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