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My Hope Story
그 절망의 끝에서
우정사업본부 고객대표
최용록 / 인하대학교 교수
몇 해 전에 아들이 18m나 되는 건물의 환기통 안으로 추락하여 사경을 헤맨 적이 있었습니다. 더욱이 환기통을 덮고 있던 쇠막대가 아이의 머리를 내리쳐 병원에서는 가망이 없다
고 응급실에서조차 받아주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사람이 진실로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절망’이라는 단어를 뼈 속 깊이 느꼈습니다.
그러나 그 절망 가운데서 오히려 감사했던 것은 수많은 지인들이 함께 울고, 격려하며, 보여주신 사랑의 힘이었습니다.
넘어지고, 깨지고, 부서지고, 무너져 실낱같은 희망조차도 없을 때, 오히려 내 가슴을 열어준 것은 바로 그들의 사랑의 힘이었습니다.
그 사고 이후 5년 동안 아들은 정말 기적처럼 9번의 대수술을 받으면서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여정을 이 글의 제목처럼 여러 게시판에 올리기 시작하였고, 뜻있는 분의 강권에 의해 책으로까지 출간하는 기쁨도 맛보았습니다. 책을 내면서 가장 소중했던 것은‘함께 울 수 있는 사람이 있음이 얼마나 행복한가! 부탁을 들어줄 친구가 있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친구가 있음에 얼마나 행복한가!’하는
느낌을 절망 가득한 그 삶의 구비 구비마다 담아냈다는 점입니다.
사고를 계기로 아이들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걱정 없는 사람 없고, 인생 하나하나에는 소설 같은 아픔과 고통이 시간의 여울마다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픔과 고통의 시간 속에서도 가장 보람된 순간은 바로 희망을 나눠가질 때입니다.
아이를 잃어버려 길거리를 방황하던 그 길에서, 맨발로 추운 겨울에 집을 뛰쳐나가 돌아올 길을 찾지 못하던 그 아이를 부둥켜안고 울던 골목의 모퉁이에서, 전 사랑하는 사람들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로 아이를 다시 세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유난히 힘들 것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 우정가족이 해야 할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힘든 이웃을 위한 희망의 전령사로서의 사명감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우정가족이 내딛는 전국 골목 골목, 산속 깊은 곳에서 섬의 끝자락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강산에 희망의 메시지가 전달되길 기대합니다. 모두가 힘들 때 어깨 한번 더 안아주고, 대한민국과 더불어 웃는 우리 모두가 되길 기대합니다. ![](/upload/logo_r[670][879].png)
Oh, My Hope Story
도전은 나의 힘
모슬포우체국 집배원
이성보
우체국에서 나의 별명은‘3개월’이다. 하는 것마다 3개월을 넘기는 일이 없다하여 붙여진 별명이다.
내 처음 3개월의 시작은 여자였다. 여자를 만나면 3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여자는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점을 빼고 내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나는 잘 몰랐다.
두 번째는 인라인 스케이트다. 한해 여름을 인라인과 살았다. 근무가 끝나면 해안도로에 나가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면서 밤늦도록 인라인을 탔다. 넘어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야 잘 탈 수 있다고 해서 열심히 넘어졌다.
세 번째는 패러글라이딩이다. 주말이면 언제나 제주오름에 있었다. 고된 지상훈련 기간을 마치고 드디어 첫 비행을 할 시간이 다가왔다. 두려움 반 기대 반, 부푼 가슴을 안고 제주오름 정상에 올라섰다. 아래를 내려다보자 심장이 요동쳤다. 동기들 모두 같은 마음일거란 생각에 내가 먼저 비행을 한다고 했다.
드디어 첫 비행을 시작했다. 패러글라이딩 기체를 펼치고 이륙준비를 하고 바람을 기다렸다. 선배의 이륙신호가 떨어
지고, 드디어 하늘 위로 몸을 던졌다. 아, 탄성이 절로 나왔다. 나의 귀는 바람소리에 묻히고 온 세상은 나의 발아래에 있었다. 한 마리 새가 되어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녔다. 패러글라이딩을 타면서 지금의 아내도 만났다.
네 번째 3개월은 살사댄스였다. 살사댄스를 먼저 배우고 있던 아내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쑥스럽기도 하고, 나 같은 몸치에게 댄스가 가능할 줄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음악에 몸을 맡기니 어느새 나는 댄스머신이 되어 있었다. 음악에 흠뻑 취하고 살사댄스에 취해서 시간을 보냈다. 제주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기수별 살사댄스 발표회를 했을 때는, 패러글라이딩 동호회 회원과 친구들을 초대해 내 3개월의 댄스로 보답했다.
다섯 번째 3개월은 컴퓨터 자격증이었다. 처음엔 원서 접수비가 아까울 정도로 시험에 떨어졌다. 두 번, 세 번 떨어지다 보니 오기가 생겨 열심히 공부했고 시험에 합격했다. 워드3급을 시작으로 정보처리기능사까지 자격증 7개를 취득했다. 2009년, 올해의 3개월은‘몸짱되기’다. 공부하느라 뱃살이 생겼는데, 누구나 부러워하는‘王’자 복근에 도전할 것이다. 그 다음 3개월은 무엇이 될까?
도전은 꼭 필요하다. 시작이 없으면 끝도 없다.
나에게 희망이란 도전이다. 우리 모두 도전하자. 도전하면 성공 할 수 있다! ![](/upload/logo_r[670][880].png)
Oh, My Hope Story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청주우체국 보험관리사
최광성
저마다의 새로운 각오와 희망의 소원을 가슴에 담은 기축년의 태양은 검푸른 동해의 차고 푸른 물결 위로 힘차게 솟아 올랐다.
먼 산언저리에는 흰 눈이 쌓여있고, 불어오는 매서운 칼바람이 옷깃을 잔뜩 여미게 만들지만, 언제나 말없이 묵묵히 걸어가는 우직한 소의 해가 힘찬 출발의 북소리를 두드리고 있다.
예로부터 소는 인간과 더불어 살아온 동물로서 키워주는 주인에게 아낌없는 충성을 바치는 영물로 여겨왔다.
특히나 농경문화를 이루었던 선조 때부터 소는 단순히 가축으로서가 아니라 생존을 함께해 온 소중한 존재로 인정받았다. 또 송아지가 태어나는 날이면 온 동네가 잔치분위기일 정도로 환대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넉넉지 못한 시골살림에서 새로 낳은 송아지는 자식들 뒷바라지에 요긴하게 쓰였으며, 부모세대의 가난과 무지를 물려주지 않기 위해 교육에 지성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복덩이가 아닐 수 없다.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들이 그렇게 가볍지는 못하다. 유래없는 세계적인 경제한파 속에 치솟는 물가와 불안한 일자리등 그 어느 때보다 살림살이가 녹록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가벼이 희망과 꿈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는 물론 선조들도 요즘보다 더 어려운 질곡의 세월을 굳건히 이겨왔으며,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돕는 미덕과 지혜로 슬기롭게 파고를 헤쳐 왔기 때문이다.
오늘의 위기에 좌절하지 말고 오히려 또 하나의 새로운 도약과 기회로 삼아‘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다보면, 드리웠던 어둠의 장막도 걷히고 행복의 여신도 환하게 미소 지으며 우리들의 고난과 역경을 위로할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였거니와 우리 스스로 어려움을 나누며 돕고, 소처럼 서두르지 않으면서, 게으름 피우지 않고 한걸음씩 굳건하게 앞으로 나아가야겠다는 다짐을 스스로 해보아야 할 신년이다. ![](/upload/logo_r[670][88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