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지구 전체가 음악회의 한 장
바람소리, 시냇물소리, 파도소리, 생물들이 내는 갖가지 모든 소리가 우리의 호흡과 심장박동 그리고 맥박과 어우러지면서 이 지구 전체가 마치 음악회의 한장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은 우리 인간에게 정신적, 심리적, 신체적으로 영향을 준다. 즉, 조용하고 차분한 음악은 우리 마음을 안정시키고, 때론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며, 활기차고 빠른 음악은 우리를 흥분시키거나 활력을 주기도 한다. 특히, 음악은 심리적으로 좋은 영향을 주는데, 자기 자신을 표현할 때 큰 도움을 준다. 자기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억누르면 의기소침하고 두렵고 자신감이 없어진다. 그래서 표현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건강한 심리상태로 안내하는 것이다.
음악을 들으면서 박자에 맞춰 발로 바닥을 탁탁 치거나, 차분한 음악을 들으면서 자신의 감정을 그 음악 위에 놓는 행동은 우리들을 행복한 감정으로 이끈다. 또 노래를 흥얼거리며 부르는 모든 음악적 행동들은 스트레스 해소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결과적으로 음악은 우리가 동일시 감정을 갖게 하는데
용이하며 정신건강에 도움을 준다.
기적 같은 음악치료 성공의 예
1981년 경, 이화여자대학교 언어청각임상센터에 어떤 뇌성마비아동이 있었는데, 음악치료실에 들어와서도 음악에 반응이 없다가, ‘마징가Z’음악을 들려주자 구석에서 벌떡 일어나 치료사인 나에게 와서 벽에 걸려있는 나의 머플러를 꺼내달라고 손짓으로 강하게 요구했다.
아이가 처음으로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이기에 선뜻 머플러를 주었더니, 자신의 목에 그 머플러를 두르고 또 다른 것을 요구하였다. 목에 두른 머플러의 끝자락을 펄럭여 달라는 것이다. 그리고서 아이는 음악치료실을 빙글빙글 돌아다녔고, 나는 머플러를 펄럭이면서 따라 다녔다. 여기서 아이는‘마징가’와 동일시 감정을 갖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힘찬 아이의 역할을 한 것이다. 음악은 이렇게 연상을 일으켜 우리로 하여금 아름다운 꿈을 간직하게 하기도 하고, 의사소통의 길을 열어주기도 한다.
또 한 예로, 어느 예술치료학회에서 장애인 캠프를 열었을 때다.
그 때 학회의 한 학생이 자신이 담당한 아이는 자폐아인데 너무 산만하여 3초 이상을 한 자리에 있지 못하는 아이라고 이야기하였다. 그 이야기를 듣고 다른 그룹 음악치료를 마친 후, 디지털 피아노 앞
에 윈드 차임(바람이 불면 흔들리면서 서로 부딪쳐 소리가 나는 장식물)을 놓고 피아노로 반주하면서“00야~ 00야~ 우리 예쁜 00이~ 앉아있네~”란 노래를 계속 반복했다.
그랬더니 저 멀리서 테이블 위를 뛰어다니던 아이가 의자에 앉아 15분 동안이나 윈드 차임을 만지면서 나와 눈을 마주쳤다. 음악은 이렇게 의사소통의 길도 열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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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시끄럽고 황당한 박자를 가지고 있는 헤비메탈음악은 정신적으론 혼란을, 감정적으로는 흥분을, 신체적으론 불규칙한 움직임을 유발한다. 반면, 화성 있고 체계적인 음악, 예를 들어 고전음악(클래식)은 대부분 우리의 정신적, 감정적, 신체적 건강에 도움을 준다. 그래서 차분하고 우리의 맥박과 가까운 박자를 지닌 음악들은 신체적 건강까지 지켜준다. 또 생리적으로는 심장 박동, 혈압, 맥박, 호흡, 호르몬 관계, 피부반응에 영향을 준다. 대체로 클래식음악 또는 아름다운 영화음악들은 뇌파에도 크게 영향을 준다. 그래서 규칙적이고 아름다운 음악은 학생들의 행동 조절에도 도움을 주고, 불안한 환자에게는 음악에 맞춰 숨을 깊이 쉬게 하면서 차차 진정하도록 만들어 주어 정상적 박동으로 이끈다.
또 불면증 환자들에게는 느린 가야금 산조의 음악이 좋은데, 눈을 감고 가야금 소리에 자신의 호흡을 맞추는 훈련을 하다 보면 불면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호르몬 관계에 영향을 주어 건강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고, 부교감 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소화기능에도 도움이 된다.
건전한 음악은 가정의 화목이나 사회의 질서 나아가 국가의 정신건강 발전에도 크게 영향을 준다. 아름다운 음악은 가정을 아름답게 만들며, 건강한 음악은 사회의 안녕과 질서에 도움을 주고, 힘찬 에너지가 있는 음악은 생산성을 높여 국가 경제 발전에도 도움을 준다.
음악은 태어나기 전부터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없어서는 안 될 정서적, 감정적, 정신적 그리고 신체적 치료제다. 어느덧 성큼 봄이 다가왔는데, 여기에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은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음악이다. ![](/upload/post_content_logo[270].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