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노오란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려가고 지나는 사람들 같이 저 멀리 가는 걸 보네.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 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 굳세게 버틴 꽃들과 지난 겨울 눈보라에도 우뚝 서 있는 나무들 같이 하늘 아래 모든 것이 저 홀로 설 수 있을까?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우연한 생각에 빠져 날 저물도록 몰랐네.”
가수 윤도현의‘가을 우체국 앞에서’라는 노래의 가사다.
왜 낭만이 가득한 이야기에 굳이 우체국을 넣었을까? 누군가를 기다리며 바라보기에 우체국은 꽤 괜찮은 배경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빨간 우체통, 제비가 날아가는 심벌, 커다란 가방을 든 집배원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에게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아무리 나이 많은 노인이라 하더라도 우체국의 이미지를 다른 것으로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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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허브향이 나는 둔산우체국
(우 1) 사랑나누기 특별우표
(우 2) 국내 최초의 향기우표
(우 3) 난초향 그윽한 향기우표
우체국에 어릴 적 낭만의 향수 있다
우리 어릴 때 대부분 어린이들의 취미는 우표수집이었다. 워낙 우표를 접할 기회가 많은 데다 큰 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취미였고, 학교에서도 건전한 취미라며 권했기 때문이다. 방학이면 선생님께 편지를 썼고, 1년에 한번은 국군장병에게도 편지를 썼다. 멀리 사는 친척이나 방학이라 자주 못 만나는 친구에게도 편지는 소식을 알려주는 비중 있는 매개체였다.
편지를 받을 때 발생하는 우표를 모아 우표첩에 꽂으면서 좀 더 특별한 우표는 없을까 하며 아쉬워했다.
우체통도 지금과는 조금 달랐다. 입구는 하나였으며, 그곳에 우편물을 담았었다. 그러다 우체통 입구가 둘로 나뉘어 보통우편과 빠른우편이라는 이름이 새겨졌고, 우편물을 확실히 분류해야 한다는 의무감마저 생겼지만 사실 안은 하나로 통한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우리 동네를 방문하는 집배원 아저씨는 단 한번도 바뀐 적이 없는데, 그 덕에 우체국은 참 한결같다는 이미지도 생겼다. 어린 날의 기억 속에 우체국은 그렇게 잔잔한 향수를 간직하고 있다.
우체국에서 몸에 좋은 허브향이 난다
2년 전 한 우체국이 특별한 사연으로 매스컴을 탔다. 주인공은 대전 둔산우체국인데, 이곳에서는 다른 곳과 달리 기분 좋은 향기가 난다. 일명‘향기 있는 우체국’으로 알려진 둔산우체국의 창구에서는 허브향이 난다. 창구뿐만 아니라 휴게실과 상담실 등 여러 곳에서도 허브향을 맡을 수 있다.
생화와 조화, 자동발산기 등에서 나는 향은 아로마, 로즈마리 등으로 매월 달라진다. 로즈마리의 경우 춘곤증과 비염 예방, 알레르기성 질환에 효능이 있다. 매월 종류를 달리하는 이유는 바로 각각의 효능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창구환경 개선의 일환으로 제안한 이 프로젝트는 방문고객에게 쾌적하고 신선
한 분위기를 제공하고, 고객의 건강을 증진시키며, 활력을 주기 위해 시작한 것이다. 우체국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은은한 향에 기분 좋은 반응을 보였고, 그런 고객들을 위해 허브향에 대한 간단한 상식을 알 수 있도록 게시하여 고객이 대기할때도 지루하지 않게 배려했다.
표정이 밝아진 고객과 더불어 달라진 것은 직원들이었다. 직장생활에 활력이 생겼고, 고객에게도 더욱 친근하게 대했다. 대화거리가 생긴 덕이었다. 둔산우체국은 앞으로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은 지속적으로 운영을 할 예정이다.
향기우표 붙은 향기로운 편지 보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많은 우취인들은 좀 더 특별한 우표를 원한다. 서울 중앙우체국 건물 지하 2층에 자리한 우표문화누리에는 특별한 우표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 그중 하나가 향기우표다. 향기우표는 말 그대로 우표에서 향기가 나는 것이다.
편지를 받았을 때 편지에서 향기가 난다면 분명 특별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냄새의 진원지를 찾았을 때, 우표에서 향기가 난다는 것을 발견한다면 신기하면서도 감동스러울 것이다.
향기우표는 2000년 처음으로 만들어졌는데,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을 널리 알리고 보호하기 위하여 1994년부터 멸종위기 및 보호 야생동·식물 특별우표를 발행해 오던 중, 나도풍란, 솔나리, 황근, 광릉요강꽃의 식물우표 4종을 최초의 향기우표로 만들었다. 이 우표에는 제비꽃향기가 가득하다. 두 번째로 제작된 향기우표는 사랑나누기 특별우표로 향긋한 장미향을 담았으며, 우리나라 최초로 하트 모양의 천공을 넣었다.
이후에도 다양한 향기우표를 발행했는데, 세계인으로 자라기를 기대하며 어린이헌장 선포 50주년을 기념해 만든 스티커 우표에서는 달콤한 딸기향이, 한국의 난초 다섯 번째 묶음으로 닭의 난초와 보춘화, 은난초, 타래난초를 소개한 우표에서는 난초향이 난다. ![](/upload/post_content_logo[274].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