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의 폭이 인간관계의 폭을 결정한다
가난함을 어찌 해볼 도리가 없다는 것을 빼면, 흥부는 성품과 인간됨됨이에서 크게 나무랄 데가 없는 사람이다. 평소 사람 대하는 방식이 정성스러웠던 그의 태도가 가장 빛을 발하는 부분이 바로 제비와 인연을 맺게 된 사연이다. 위기에 처한 약자를 도와주고, 끝까지 책임져주는 흥부의 자세는 제비를 자신의 진정한 친구로 만들었고, 박씨로 보답을 받게 된다. 흥부가 박씨로 팔자 고쳤다는 이야기는 하나의 비유로, 사람과 생명에 대한 그의 태도가 평소 어떠했느냐가 그의 미래를 열어주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삶의 많은 부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일 자체보다 사람에게서 더 많이 온다. 그만큼 인간에 대한 이해와 애정 없이는 아무리 개인적인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전체를 아우르고 포용하는 큰 그릇이 되기 어렵다. 그러므로 풍요로운 인간관계를 위해서 인격의 폭을 넓히는 일에 힘써야 한다. 상대방의 입장을 늘 생각하고 베푸는 자세를 잃지 않으면 된다. 이것이야말로 모든 인간관계의 핵심이다. 세상이 아무리 바쁘게 돌아가고 빨리 변해가더라도 ‘베푸는 대로 받는다’는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베풀기는 메아리와 같아서 언제든지 되돌아온다. 자신이 베푼 사람에게서 돌아오지않아도 꼭 다른방향에서 라도 돌아오게 마련이다. 그건 세상의 이치와 닿아 있어서 오랜 세월동안 많은 사람이 경험적으로 터득해 왔던 지혜이기도 하다.
어떤 것을 성취하려는 욕구가 있다면 먼저 나이, 성별, 학력, 취미, 지역 차이를 초월해서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학교 교육은 많이 받지 못했어도 이런저런 곳을 다니면서 일찍부터 현장에서 많은 일을 한 사람들을 보면, 대체로 삶과 현장 속에서 우러나오는 지혜와 처세가 더욱 돋보이는 점을 만나게 된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견문이 넓어지고 다양한 사람의 태도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지혜가 쌓였기 때문이다.
관계 중심과 업무 중심 사이에서 균형 잡기
직장생활의 인간관계가 어려운 것은 보통 사적인 인간관계와는 조금 달리 처신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적인 인간관계는 인간적인 교류, 마음이 가는 상대에 대한 신뢰와 정이 있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직장생활의 인간관계는‘업무상’인간관계와 ‘인간적인’인간관계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 잡기가 필수적이다. 어느 한쪽에만 지나친 무게중심을 두어서는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한다.
회사에서 이뤄지는 인간관계는 일이 우선이다. 인간적인 교류도 좋지만 일단 서로의 일에 대해 간섭이나 비판, 못마땅함이 생겨나지 않게 확실하게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다시말해 인간성이 아니라 업무를 중심으로 인간관계를 맺는 것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부하 직원들은‘상사에게 배운다’라는 생각으로, 고객을 상대로 해야 하는 현장에서는‘고객이 나에게 월급을 준다’는 생각으로 너(You) 위주의 인간관계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업무 중심의 인간관계로만 매끄러운 사회생활이 가능하지 않다. 특히 사회 관습적 특성상, 직장에서 업무 중심으로만 일이 해결되지 않는 면이 두드러진 우리 사회는 인간적인 인간관계를 소홀히 할수없다. 사내행사나 동료의 경조사는 때때로 갈등을 불러오기도 한다. 때로 귀찮거나 하기 싫거나 불필요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간혹 있을지 모르지만 조직 내의 생활은 그렇지 않다.
경조사에 참석하는 사람 모두 하고 싶거나 즐거워서, 혹은 시간이 남고 할 일 없어 참석하는 건 아니다. 집안의 경조사를 치른 사람들이“큰 일 치러보니 자연스럽게 인간관계가 크게 한번 정리되더라.”는 우스갯소리를 하는데 사실 뼈있는 말이다. 사내 행사에 성실하게 참여하고 어떤 경조사에든 한결 같이 성의를 다하는 일은 그렇고 그런 동료 사이를 고락을 함께 하는 진한 동료로 느끼게 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이런 일들을 업무와 연결시켜 생각하는 관리자나 동료가 있다고 억울한 마음이 들 때도 있겠지만, 끈끈한 조직문화와 공동체의식은 이러한 과정 속에서 다져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너(You) 위주의 인간관계로 휴먼 네트워크의 귀재가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