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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경제/시사

정말 ‘경제 위기’가 온다면
어떻게 대응할까

위기에 맞서는 재테크

올가을로 접어들며 곳곳에서 ‘경제 위기론‘이 들리고 있다. 물론 아직 뚜렷한 하락세가 보이는 건 아니다. 미국 경제는 연일 최상의 지표를 내놓고 있고, 미국 나스닥 지수 또한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서울 집값 폭등과 고용 및 소득재분배 지표의 악화, 지독한 내수부진 등 힘든 상황이지만, 그래도 ‘수출’은 승승장구다. 무려 79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 중이고 올 1~8월 누적 수출액은 4,000억 달러에 육박한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수출 6,000억 달러 돌파라는 기염을 토할 것 같다.
그런데 왜 갑자기 ‘경제 위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걸까. 바로 숨겨져 있는 악재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계속 격화되고 있고, 미국 내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이슈가 남아 있다. 일부 신흥국은 벌써 아예 무너졌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터키 등은 이미 위험 구간에 들어선 상태다. G2인 중국도 안심할 수 없다. 게다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천명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달러 강세에 신흥국들의 유동성 위기는 더 커지고, 대출 금리 급등으로 전 세계적인 ‘빚의 역습’이 시작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은 어떻게 자산을 지켜낼 수 있을까. 정말 경제 위기가 찾아온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글. 정철진(경제 칼럼니스트)

정말 ‘경제 위기’가 온다면 어떻게 대응할까
20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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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맞서는 재테크…

고금리 예금, 달러 외화예금, 금 투자 등





첫 번째, 현금 확보와 대출 관리


경제 위기는 예외 없이 ‘유동성 위기’와 함께 찾아온다. 쉽게 말해 현금이 부족해진다는 이야기다. 호시절에는 100만 원, 1,000만 원, 1억 원 등을 마련하는 게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겠지만 막상 위기가 찾아오면 가장 먼저 돈줄이 마른다. ‘흑자 도산’이라고 들어 보았는가. 난 멀쩡한데, 내 사업도 괜찮고, 내 집도, 내 빌딩도 큰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당장 현금이 부족해지면 울며 겨자 먹기로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한다. 

그래서 경제 위기에 맞서 가장 먼저 취해야할 일은 최소 3~6개월 정도의 생활비를 현금 자산으로 마련하는 일이다. 반드시 써야만 하는 월 지출목록을 적은 후 이 돈을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은행의 머니마켓펀드(MMF)에 넣어두는 방식이다. 우정사업본부도 전국 222개 총괄우체국에서 머니마켓펀드(MMF)를 취급하고 있다. 이 돈은 그야말로 가계의 ‘비상금’인 셈이다.특히, 최근 금융당국은 1,500조 원에 달하는 가계 부채의 위험성에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강력한 ‘대출 규제’를 펼치고 있다. 당장 10월부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대출 규제가 시작되는데 자칫 추가로 카드론조차 쓰기 힘든 상황이 찾아올 수 있다. 필수 생활비 3개월 치의 현금 확보. 반드시 기억하자. 이와 함께 본인의 대출(빚) 현황도 빨리 점검해야 한다. 과도한 대출 금리에 묶인 빚은 따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3개월 치 생활비에는 대출 원리금 상환액도 포함시켜야 한다. 





두 번째, 고금리 예금과 달러 외화 예금


공교롭게도 지금 제기되는 경제 위기 가능성은 모두 ‘미국’에서 출발한다. ‘미국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는 것’ 때문에, ‘미국의 달러화가 강해지는 달러 강세’ 때문에, 그리고 ‘미국이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와 벌이는 무역 전쟁’ 때문에 등 세 가지 이유다. 따라서 우리도 이 세 가지 요인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먼저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돌입한다면 먼저 대응할 수 있는 재테크가 바로 ‘고금리예금’이다. 물론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한국은행이 동결하면 아무 소용이 없잖아!” 절대 그렇지 않다. 금리는 한국은행이 결정하는 기준금리도 있지만, 시장에서매겨지는 ‘시중금리’도 있기 때문이다. 가령 미국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면 우리 시중금리는 바로 영향을 받아 함께 오른다. 게다가 한국은행도 ‘금리역전’의 부작용 때문에 결국엔 미국의 통화(금리)정책과 궤를 같이할 수밖에 없다. 

현재 고금리예금은 저축은행 쪽이 강하다. 9월 초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시중 저축은행들은 1년 만기 정기예금에 평균 연 2.6% 이자를 주고 있다. 은행별로 최대 연 2.8~2.83%까지 금리를 제시하기도 한다. 3년 정기예금의 경우 연 3%대 금리 상품도 눈에 들어온다. 다만, 주의할 점은 이때는 ‘방망이를 짧게 잡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금리 인상기엔 예금 금리도 계속 오르기 때문에 3년 만기보다는 1년, 아예 6개월 정도 짧은 만기로 따라붙는 게 좋다. 그래야 고금리 혜택을 계속 누릴 수 있다. 참고로 2008년 말 세계금융위기 때 시중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6%였으며 연 7% 이자율 상품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생각해볼 위기 대응 재테크는 ‘달러 외화 예금’이다. 외화 예금은 대부분 시중 은행에서 가입하면 된다. 본인이 갖고 있는 외화를 그대로 예금하거나, 원화를 자신이 원하는 해당국 통화로 환전해서 예금하는 방식이다. 정기예금 형식도 있고, 수시입출금 구조를 가진 상품도 있다. 이때 외화 예금의 금리(이자율)는 어떻게 정해질까. 해당 통화 국가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가령 유로존은 제로금리이고, 미국도 많이 올렸다고 하지만 연 1.75~2%대이다. 

외화 예금 중에서 지금 우리가 살펴볼 ‘달러 외화 예금’은 바로 미국의 달러화를 통장에 모으는 방식이다. 그런데 과연 어떤 점 때문에 이 상품이 위기의 순간 중요한 대비책이 될 수 있다고 하는 걸까. 바로 ‘환차익’ 때문이다. 지금 세계 경제가 힘들어지는 건 달러가 빠르게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의 리라화 가치가, 브라질의 헤알화 가치가 폭락하는 것도 결국 달러 가치가 크게 올라서 그렇다. 달러 강세가 심화되면 세계 증시와 부동산, 기업 투자 등에 쓰인 자금들이 모두 싹 팔리고 오직 달러만을 가지려 달려들기 때문에 신흥국들은 큰 타격을 받는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달러 가치는 더욱 높아지는데 결국 ‘달러 외화 예금’은 이자(금리)가 아니라 이 달러 강세의 환차익을 노리는 것이다. 

환차익은 외화예금 가입 후 외화를 원화로 찾아갈 때(인출할 때) 해당 외화가 강세일 경우 발생한다. 예를 들어보자. 미 달러 외화 예금을 가입할 당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이었다. 그런데 이후 1,200원까지 올랐다면(달러 강세/원화 약세), 예금자가 원화로 바꿔 인출할 때 20% 환차익을 올릴 수 있다. 특히, 또 하나 ‘엄청난’ 혜택이 있다. 현재 이 달러 외화 예금이 큰손들에게 어필하는 건 이 환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를 해준다는 데 있다. 앞서 예를 든 경우 20%의 수익(환차익)을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취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환차익이 있다면, 환차손도 존재한다는 건 알고 있어야 한다. 가령 달러당 1,000원인 환율이, 800원으로 떨어졌다면, 이번엔 -20%의 손실이 발생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반드시 체크해야 할 위험도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예상을 깨고 정반대로 꺾이는 경우다. 이 경우 금리 상승이 멈추면서 동시에 달러 강세도 달러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자신만의, 자체적인 원/달러 환율의 기준점은 있어야 한다. 필자는 1,070원~1,130원의 밴드를 제시한다. 즉, 이 구간에서 움직일 때는 달러를 모으다가, 만약 1,130원 위로 치솟는다면(달러 강세/원화 약세) 제법 큰돈을 밀어 넣어도 된다. 하지만 반대로 원/달러 환율이 1,070원 밑으로 하락한다면(달러 약세/원화 강세), 이제 달러 예금 재테크를 보류하는 식이다. 게다가 (달러)외화 예금은 전형적인 대안 투자에 속한다. 자신의 금융자산 중 최대 15%를 넘지 않도록 비중을 지켜야 한다. 전 재산을 올인하는 행동은 금물이다. 





세 번째, 금 투자


고대 웬만큼 똑똑하다고 자신했던 사람들은 모두 금을 만들고 싶어 했다. 일명 ‘연금술사’다. 하지만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별의 별 짓을 다했건만, 누구도 금을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 게다가 금은 세계적으로 적당하게 퍼져 있고, 보관이나 운반에 있어서도 용이하다. 그래서 금은 수천 년 동안 인류의 화폐로 사용돼 왔다. 이 때문에 지금도 세상이 흉흉해지면 우리들은 파블로프의 개처럼 본능적으로 금을 향해 달려간다. 하지만 1971년 금본위제도가 깨지면서 금은 달러에 고개를 숙였다. 실제로 1980~ 2000년대 초반까지 20년간 국제 금값은 온스당 300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금반지 한 돈에 5~6만 원 하던 시절이다. 이런 수모를 겪던 금이 다시 빛을 본 건 2008년 말 세계금융위기였다. 2009년부터 금값은 상승세를 타는데, 온스당 600, 1,000, 1,500달러를 상향 돌파하더니 2011년 9월, 1,920달러까지 치고 올라가버렸다. 그러나 ‘왕의 귀환’은 녹록지 않았다. 2013년 초부터 국제 금값은 하락해 현재 온스당 1,200달러에서 지루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왜 지금 다시 금 투자를 주목해야 할까. 왜 금 투자가 위기에 빛을 볼 수 있는 대응이 되는 것일까. 일단 아주 중요한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바로 지금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무역 전쟁을 통해 세계 경제를 압박하는 미국 내부에서 어떤 ‘문제(?)’ 가 발생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가령 미중 무역 전쟁에서 중국도 막대한 피해를 입지만 미국도 치명적인 내상을 입는다든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이나 탄핵 국면에 흔들려 미국 경제정책이 휘청댄다든지 하는 미국 내의 흔들림이 나와야 한다. 이때 비로소 국제 금값은 상승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 경제학 원론에서는 달러가 약세를 보여야 한다. 하지만 지난 2008년 세계금융위기에서 알 수 있듯 미국으로 인해 경제문제가 발생해도 미국 통화인 달러는 강세를 보인다. 기축통화이기에 그렇다. 따라서 달러 강세와 국제 금값 급등이 동시에 나오는 위기 패턴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우선 실물금 구입이다. 골드바는 자산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구입할 때 부가세 10%가 붙고, 여a기에 공임비 등 매매관련 수수료가 5% 정도 붙는데, 살 때 한 번 팔 때 한 번 내야 한다. 따라서 20% 정도 오르면 본전이고, 그 이상 올라야 남는 게 있다. 종이금에 투자할 수도 있다. 금 ETF(상장지수펀드)나 금 펀드 등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국제 금값(금 선물 가격) 움직임에 맞춰 수익률이 결정되는데 수수료가 저렴하다. 실물금과 종이금 중간에 위치한 투자 방법도 있는데, 종이금으로 투자하지만 원하면 실물금으로 찾을 수 있다. 먼저 ‘골드뱅킹’이다. 금에 투자하는 은행 상품으로 실시간 시세에 맞춰 1g 기준으로 금을 살 수 있다. 실물금과 달리 부가가치세는 없지만 이익금에 배당소득세 15.4%의 세금이 붙는다. 증권사에 가서 KRX 금 통장을 만드는 방법도 비슷하다.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KRX 금시장에서 1g 단위로 사고 팔 수 있는데 이때는 금값이 올라 돈을 벌어도 세금이 안 붙는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금 투자 본연의 목적을 생각해본다면 필자는 조심스럽게 ‘실물금’을 이용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골드바가 아니더라도 금반지가 됐든 뭉치금이든 진짜 금을 구매하라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금값이 20% 이상 올라야 하는데?’라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금에 투자하는 근본 이유를 생각해보라. 바로 종이돈을 믿지 못하는 극한 상황에 맞서기 위함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종이금은 결국 종이돈과 별 차이가 없다. 또 한 가지. 금 투자의 목적은 ‘대박’이 아니라 ‘생존’이 돼야 한다. 금 투자로 팔자 고치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크게 당할 수 있다. 금을 적게라도 보유해 최악의 순간 내 존엄성을 지켜내겠다는 생존의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성공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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