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가평은 해발 800m가 넘는 축령산을 비롯하여 명지산, 운악산에 둘러싸여 있다. 산이 좋고 물이 좋아 1000년 전부터 명성이 자자한 잣이 났다.
두터운 외투가 무겁고 겨우내 식던 땀이 송글송글 맺히듯, 봄이면 숨었던 생명이 움터 나온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제철음식을 먹으면 건강에 좋다는 말은 이제 우리에게 상식처럼 알려져 있다. 냉이, 봄동 등 봄 채소가 나기 전에 가벼운 맘으로 나들이를 떠나고 싶다면 남한강을 따라 떠나는 식도락은 어떤가. 춘천고속도로가 생기면서 46번 국도가 예전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진 않더라도 북한강변을 따라 만들어 놓은 그림 같은 풍경은 변함이 없다. 산골짜기마다 하얀 겨울의 태가 남아있겠지만 공기는 제법 따뜻해 봄이 왔음을 느낄 수
있다. 청평댐이 있는 자리엔 청평호가 있다. 물안개가 피어오르기라도 하면 영롱한 기분마저 든다. 46번 국도를 따라 춘천을 향하다 청평댐에 다다르면 37번 국도를 만난다. 저 멀리 교차로에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잣 하면 가평
가평이 잣으로 유명한 것은 잣 생산의 좋은 조건을 가진 환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해발 800m가 넘는 축령산을 비롯하여 명지산, 운악산에서 1000년 전부터 명성이 자자한 잣이 났다. 잣은 여전히 사람이 수확한다. 30m가 넘는 잣나무에 올라 잣 열매를 털어낸다. 한송이의 열매 안에는 100~150개의 잣 알갱이가 들어있다. 잣은 폐 기능을 향상시키고 장 기능을 활성화 시켜 변비 치료에 좋으며 어지럼증을 해소 시켜준다고 알려져 있다. 견과류가 다 그렇듯이 잣도 그냥 먹는 방법이 가장 편하다. 고소하고 딱딱하지 않은 잣 특유의 크리미한 식감은 잣이 견과류 중에서도 귀한 위치를 점할 수 있도록 만든다. 비싼 가격 탓도 있지만 음식의 재료로 잣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 생활 속에서 잣을 섭취할 경우는 드물다. 가평에 온 이상 잣을 맛보지 않을 수 없다. 가평잣 먹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다면, 가평 잣두부가 제격이다.
가평은 해발 800m가 넘는 축령산을 비롯하여 명지산, 운악산에 둘러싸여 있다. 산이 좋고 물이 좋아 1000년 전부터 명성이 자자한 잣이 났다.
가평잣두부정식을 주문하면 가평잣으로 만든 두부보쌈, 두부김치수육, 두부김치, 두부버섯전골 등을 한상에 모아 맛볼 수 있다.
매일 매일 직접 만드는 잣두부
46번 국도를 따라 청평에 이르면 37번 국도로 빠져 언덕에 위치한 가평잣두부집에 이른다. 식당에 들어가기 전 우측에 두부 만드는 곳이 보인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이곳에는 콩비지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두부는 국내산 콩과 잣만을 사용해 고소함에 고소함을 더했다. 메뉴 대부분에는 두부가 들어간다. 두부보쌈, 두부김치수육, 두부김치, 두부버섯전골, 두부전골, 두부부침, 두부조림, 생두부 등. 무엇을 먹을지 고민이 된다면, 가평잣 두부정식을 지체 없이 고른다. 위에 나열한 단품 메뉴들을 한상에 모아 맛볼 수 있다. 한상 가득 4명이 먹을 수 있고 3인분만 주문하면 된다. 친절하게도 3인분만 주문하라 안내해 주기까지 한다. 상이 차려지면 두부 속에 알알이 박혀있는 잣이 한눈에 들어온다. 부드러운 두부 속에 톡톡 터지는 잣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방금 나온 듯 두부 위에 김이 모락모락 난다. 신선한 쑥갓과 버섯과 두부가 어울린 깊은 육수가 시원하다. 두툼한 수육에 김치를 올려 두부와 함께 싸먹으면 그 맛이 또한 일품이다. 냄새가 전혀 없고 고소한 수육과 새콤달콤한 김치가 입안 가득 맛의 향연을 펼친다. 쫀득한 수육과 부드러운 두부 아삭한 김치가 주는 식감은 끈임없이 침샘을 자극한다. 두부조림도 따뜻할 때 맛보기를 권한다.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이 적절히 조려져 있고 익는 과정에서 더욱 부드러워진 두부가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소담소담 담긴 찬도 깔끔하고 맛있다.
찰떡궁합 잣막걸리
잣 두부와 기막히게 어울리는 잣막걸리를 반주로 벗 삼아야 완벽한 식사가 완성된다. 잣막걸리는 잣이 들어가 잣 특유의 향이 강하고 색이 짙으며 신맛이 강하다. 어느 상차림 하나 어울리지 않는 안주가 없다. 반 되 단위로 주전자에 담겨 나온다. 진한 막걸리 특유의 질감이 목을 타고 넘어가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막걸리를 마실 때는 동동주와 다른 이유를 곁들여 대화를 이어가 보자. 막걸리는 찹쌀, 멥쌀, 보리, 밀가루 등을 찐 다음 수분을 건조시켜 누룩과 물을 섞어 일정한 온도에서 발효시킨 것을 그대로 걸러 짜낸 상태를 막걸리라 하고, 거르지 않고 밥풀이 담긴 채로 뜬 것을 동동주라 한다.
가평잣 두부는 국내산 콩과 가평잣으로만 만들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금강산도 식후경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든든히 배를 채웠다면 가평의 가까운 명소를 찾아 둘러보는 맛도 쏠쏠하다. 46번 국도로 나와 청평댐을 끼고 춘천 방향으로 10km 정도 가다 보면 작은 프랑스 문화마을 쁘띠프랑스에 닿는다. 굽이굽이 북한강변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기에도 좋은 이곳은 드라마와 CF 촬영지로 이미 널리 알려졌다. 흰색 예쁜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곳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소설가 생텍쥐페리의 대표작인 <어린왕자>를 콘셉트로 하여 프랑스 마을을 그대로 재현해 냈다. 쁘띠프랑스에는 다양한 전시관과 기념관 등이 있는데 아름다운 프랑스 전원 별장을 재현한 주택전시관, <어린왕자>의 작가인 생텍쥐페리의 일생을 볼 수 있는 3층 규모의 생텍쥐페리기념관, 프랑스 현지에서 직접 수입한 수백
년 된 대형 오르골이 있는 오르골하우스, 다양한 프랑스 문화를 소개하는 갤러리 등이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드라마 <베토벤바이러스>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탔다.
쁘띠프랑스에서 남이섬이 또 가깝다. 춘천방향으로 10분 남짓 거리다. 드라마 <겨울연가> 이후 아시아 관광객들로 붐비는 이곳의 인기는 여전히 식지 않았다. 남이섬 선착장에서 배로 5분 거리에 있는 남이섬은 두 다리로 직접 구석구석을 걸어봐야 그 진수를 느낄 수 있다.
메타세쿼이아길부터 은행나무길, 벗길, 자작나무길, 이슬길 등 그 이름도 제각각인 길들을 산책하듯 천천히 걷다 보면 남이섬을 모두 밟게 된다. 걷기를 싫어하는 사람조차 어느새 걷게 만드는 것이 남이섬이 가진 묘한 매력이다.
- 가평잣두부집 031-584-5368 / 경기도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 248
가평의 또 다른 잣 요리 맛집
+ 명지쉼터가든
특허받은 잣국수 제조법으로 만드는 잣국수가 일품. 감자전과
함께 먹으면 별미다.
전화 031-582-9462
주소 경기도 가평군 북면 가화로 777
+ 송원막국수
양념과 육수의 조화가 만들어낸 환상적인 막국수가 별미다.
전화 031-582-1408
주소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가화로 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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