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주는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

2025년 12월 9일,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와 우체국공익재단이 함께한 ‘2025 희망빛이 자란다’ 성장스토리 발표회가 서울 송해아트홀에서 열렸다.
로비에는 한 해 동안 건강하게 지내온 아이들의 영상이 상영됐으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인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 부스가 운영됐다. 이 시간에는특별히 산타클로스가 등장해 아이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행사 시작 전, 로비에서 인생네컷 포토부스를 이용하던 아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던 김희진 어머니. 그는 “반복되는 병원 생활 속에서 아이에게 다른 일상도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어 좋다.”라고 말했다.
김희진 어머니는 아이의 소아암 진단 직후 병원의 안내로 한사랑의 집 사직 쉼터를 이용하게 됐다. 2022년아이의 소아암 발병 당시 쉼터를 이용하다가 상태가 호전돼 집으로 돌아갔지만, 재발로 인해 다시 한사랑의 집을 찾게 됐다.
우체국공익재단이 운영하는 한사랑의 집은 소아암 환아와 가족이 병원 근처에서 안심하고 치료와 회복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마련된 주거 공간이다. 현재 혜화쉼터와 사직쉼터 두 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아이들이 치료받는 동안 가족이 편안하게 머물며 휴식과 정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2022년에 이용할 때는 놀이방 정도만 기억나는데 요즘은 예술·체육·문화 프로그램이 요일별로 운영되고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공간도 훨씬 체계적으로 마련돼 있어요. 시설은 아이 대상 프로그램과 부모를 배려한 운영으로 전반적으로 더 세심해졌더라고요.”
병원에서 만난 다른 환아 어머니의 소개로 한사랑의 집을 알게 된 박희경 어머니 역시 쉼터 이용에 대한 만족감을 전했다. 한사랑의 집에서 만나 인연을 쌓은 두 사람은 아이들과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이번 발표회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오늘은 관람객으로 왔지만 머지않아 아이들이 지금보다 더 건강해져 저 무대 위에서 직접 웃고 즐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완치된 아이들이 무대에 서는 순간을 꼭 보고 싶어요.”

이찬효 어린이 가족
무대 위에 펼쳐진 아이들의 꿈과 희망 이야기
오후 3시가 되자 본격적인 행사의 막이 올랐다. 사회는 레크리에이션 전문 사회자이자 소아암 환아의 아버지가 맡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행사를 이끌었다. 오프닝 공연으로는 빅보스 마칭밴드의 신나는 악기 연주가 펼쳐졌다. 특히 캐럴이 울려 퍼질 때는 아이들의 환호가 더해졌다.
이어 이번 발표회를 마련한 우체국공익재단에 감사의 시간을 가졌다. 서종진 백혈병소아암협회 부회장은 소아암 가족을 위해 자리를 마련한 우체국공익재단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한사랑의 집 이용자를 대표해 박하윤 어린이도 직접 낭독한 감사 편지로 마음을 전했다. 함께 전달된 꽃다발은 아이들이 미술·공예 프로그램을 통해 한 달 동안 한 땀 한 땀 만든 작품으로 그 의미가 더 빛났다.
2부에서는 소아암 환아 6팀의 다양한 공연이 이어졌다. 첫 포문은 캔틴 청소년의 연극 <기억여행>이었다. 무대 위의 아이들은 살면서 기뻤던 일, 행복했던 일, 힘들고 슬펐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도 자신들만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했다.
뒤이어 5~9세 아이들의 유아 줄넘기&율동 공연이 펼쳐졌다. 특히 지난 행사 때 줄넘기가 미숙했던 아이들이 이번에는 5~6회씩 성공하며 성장한 모습을 보여 부모와 관람객의 뿌듯함을 더했다. 공연 후 한사랑의 집 환아 어머니가 아이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며 행사장은 잔잔한 감동으로 가득 찼다.
또 다른 팀은 <호기심 많은 생쥐>와 <행복한 여우>, <벽 너머 세상>이라는 음악 무대로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는 재밌는 공연을 선보였다. 이어 10~12세 아이들의 우쿨렐레와 뮤지컬 <우리의 꿈 & 나는 반딧불> 공연이 이어져 관객에게 희망과 감동 스토리를 선사했다.
6팀의 공연이 끝난 뒤 마지막 순서로는 소아암 완치자인 캔서캔 서바이버(Cancer Survior Can Project) 4명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이들은 소아암을 극복하기 위해 다짐했던 마음가짐, 일상 속 작은 도전 등을 전하고 관객들에게 따뜻한 희망과 용기를 북돋았다.

박예은 학생 가족
병원 밖에서 누린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
청소년 연극에 참여한 박예은 학생은 “공연을 준비하며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과 병원에서만 보던 친구들을 밖에서 따로 만나며 떡볶이를 먹으러 다니던 평범한 일상이 너무나도 즐거웠다.”라고 말했다. 박예은 학생의 어머니는 흐뭇한 표정으로 공연을 관람했다.
“지난해보다 올해는 공연에 참여한 아이들의 연령대가 다양해지고 더 밝은 분위기라 즐겁게 볼 수 있었어요. 또 줄넘기와 율동 공연에서 아이들이 작년보다 능숙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쁘더라고요.”
우쿨렐레와 뮤지컬 <우리의 꿈 & 나는 반딧불>을 선보인 이찬효 어린이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의젓한 모습으로 공연을 끝까지 잘 마무리했다. 그런 그가 무대에서 내려오자 영락없는 어린이의 천진난만함이 묻어났다. “조금 힘들고 어렵기도 했지만, 친구들과 쉬는 시간마다 얼음땡 같은 술래잡기를 하며 재미있게 무대를 준비했어요. 덕분에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고, 무대에 서는 경험이 정말 보람찼어요.”
찬효 어린이의 무대를 기대에 찬 마음으로 관람한 부모님은 “작년에는 목발을 짚어서 무대에 설 때 어려움이 있었는데, 올해는 건강이 회복되어 자연스럽게 공연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니 대견하고 뿌듯했다.”라며웃었다.
이번 발표회는 소아암 환아와 가족 그리고 관람객 모두에게 따뜻한 희망과 감동을 선사한 자리로 채워졌다. 병원에서만 만나던 아이들이 무대 위에서 밝게 웃고 친구들과 함께 도전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동안 관객들의 마음에도 작은 빛이 스며들었다.
희망빛이 자란다 관계자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최정남 팀장

Q. 행사에서 특별히 신경 쓴 점은 무엇인가요?
이번 행사는 무엇보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자신만의 무대를 갖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어른보다는 아이들을 중심으로 기획하고 아이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Q. 이번 행사를 통해 가족들이 얻었으면 하는 점이 있나요?
치료 중인 아이 가족이 공연을 보고 ‘우리 아이도 이렇게 건강하게 살아낼 수 있겠다.’라는 희망을 얻곤 합니다. 이번 행사 역시 아이들과 가족 모두가 미래를 꿈꾸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느낄 수 있는 순간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