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로 다시 만나는 여성독립운동가
영화 <암살>에서 주인공 전지현이 역을 맡은 여성독립군 안옥윤은 실제 남자현 독립운동가를 모티프로 했다. 46세에 만주로 넘어가 항일무장조직 서로군정서에 가입해 사이토 마코토 총독 암살작전과 일송 김동삼 선생 구출작전에 참여하는 등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인물이다.얼마 전, 개봉해 100만 관객의 기록을 세운 영화 <항거>는 3·1운동 후 서대문감옥에 갇힌 유관순 열사의 이야기를 되돌아보고 있다.
‘여성독립운동가 우표 기획전시회’에서는 우리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유관순, 남자현 독립운동가 이야기를 우표로 통해 다시 만날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시회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지만 꼭 기억해야 할 여성독립운동가 4인의 기념우표 발행에 맞춰 개최되는 만큼, 그녀들의 행적을 특별하게 조명한다.
임신부의 몸으로 평남도청과 평양부청, 평양경찰서에 폭탄을 던져 일제의 만행을 세계에 알린 안경신, 대한민국애국부인회를 조직하고 서방국가에 일제의 만행을 알린 김마리아, 한국의 최초 여성 비행사로 중국군에 복무하며 항일 활동을 이어간 권기옥, 항일 여성운동 단체인 근우회에 활동하고 라디오 방송으로 일제 침략을 알리는 선전활동을 한 박차정이 우표 속 주인공인 여성독립운동가이다.
우표가 여성독립운동가 행적을 널리 알리길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임정수 원장은 “독립을 위해 훌륭한 활동을 했던 여성독립운동가들이 그 동안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다.”며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네 명의 여성독립운동가 이야기를 문화콘텐츠인 우표를 통해 많은 분들께 알리고자 개최하게 되었다.”고 이번 전시회의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전시회에서는 우표에 실린 4인의 여성독립운동가 이야기 외에도 항일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에서 제공한 25인의 여성독립운동가 초상화와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에서 제공한 청소년이 그린 여성독립운동가 그림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한 명 한 명 사진과 그림으로 여성독립운동가를 마주하면 3·1운동의 그날로부터 100년이 흐른 지금, 그들이 만든 미래가 우리의 오늘이라는 사실을 되새기게 된다.전시회 자문을 맡은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 심옥주 소장은 “일반인들이 잘 알고 있지 못한 여성독립운동가를 우표로 제작하고, 한데 모아 업적을 기리는 이번 전시회는 상당히 뜻깊은 행사”라며 “역사를 바꾼 여성독립운동가 역시 순박한 보통사람이었다는 점 역시 한 번 되새기길 바란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독립과 관련된 희귀 우편 사료도 전시
이밖에 독립과 관련된 희귀 우편사료도 전시된다. 1944년 태극기가 최초로 도안된 외국 우표인 ‘피침국시리즈 우표’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신음하고 있는 식민지 국가들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미국에서 발행한 우표이다. 당시 비유럽 국가 중 우리나라를 유일하게 추가 발행했다.
독립 직후 일본 우표에 한글을 덧씌워 사용했던 ‘미군정청 가쇄 보통우표’와 광복 이후 최초로 발표한 ‘해방 기념우표’, 국내에서 첫 번째로 인쇄한 ‘해방 1주년 기념우표’도 만날 수 있다. 또한 미국에서 활동하던 항일단체인 대한인국민회 소속 독립운동가인 마영준, 허승원 선생이 주고받은 우편엽서도 전시돼 있어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안중근 의사의 유언이 미세문자로 새겨진 우표를 확대경으로 관찰해보고 독립운동가에게 감사의 엽서를 쓰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참여자에게는 추첨을 통해 여성독립운동가 우표, 무궁화 꽃씨 등 풍성한 경품을 증정한다.
47일간 무료로 개방되는 이번 전시회는 우리 역사의 뒤편이 아닌 한가운데 위대한 여성독립운동가가 있었음을 새길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