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주우체국
· '전국에서 가장 근무하고 싶은 우체국을 만들겠습니다!' (맨 위가 하만호 국장)
후백제 왕도이자 조선왕조 발상지로서의 영광은 이제 흘러가 버렸다. 하지만 전주를 거니노라면 천년 고도의 얼과 품격을 어디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다.
사진 위부터
· 1997년 4월 1일 개국된 이래 동전주우체국에 몸담았던 모든 얼굴을 한 자리에 모아 벽에 걸었다.
· 감성경영·신뢰경영을 추구하는 동전주우체국 간부들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시, 전주
전주 「한옥마을」은 국내 최대의 한옥 밀집 지역으로, 시내 중심지에 한옥 800여 채가 늘어서 잊혀져가는 옛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인위적인 마을이 아니라 예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이 실제 생활하고 있는 거주 공간으로서, 민중의 체취와 멋 그리고 역사의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단순히 가옥의 변천사만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전통 생활 체험이 가능한 한옥생활체험관, 전통 공예품을 직접 제작해 볼 수 있는 공예품전시관, 전주의 한지·토산품·특산품을 전시한 명품관, 그리고 술에 대한 기원과 전통주의 주조 과정을 보여주는 전통술박물관 등은 민족 고유의 전통 문화에 자연스럽게 다가가게 하는 길목이 돼준다.
한옥마을의 한정식집에서 내놓는 푸짐한 음식상은 이곳을 찾는 이들의 눈과 입을 행복하게 해주어 마음까지 풍족하게 한다. 특히 유기그릇에 밥과 황포묵, 갖가지 야채와 나물을 잔뜩 담은 뒤 신선한 육회와 감칠맛 나는 순창고추장을 얹어 내오는 전주비빔밥을 비비다 보면 입안에 침이 고여 손놀림이 저절로 빨라진다. 요즘 세계 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듯 비빔밥은 여러 재료가 어우러지면서 전혀 새로운 맛을 내는데, 이에서 우리 민족의 융화와 나눔 문화, 즉 비빔 문화의 출발점을 찾을 수 있다.
근래 전주는 전통 문화예술의 본향에 머물지 않고 한지, 서예, 소리, 한방 등의 다양한 문화유산을 계승·발전시켜 세계화하는 데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전주시에서 가장 성대하게 열리는 전통 지역 축제인 「풍남제」, 우리 전통 음악을 온 세계에 알리는 「전주세계소리축제」, 전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국악계의 등용문인 「전주대사 습놀이전국대회」, 한국 서예 관광의 초석을 다지고 있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시민들에게 한방 지혜를 제공하는 「전주약령시제전」 등 매년 다채로운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해마다 국제영화제가 열려 첨단 미래 산업의 지표를 제시하기도 한다. 이렇듯 전주의 축제들은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통과 현재의 연결통로가 되며, 미래 우리 문화의 나아갈 방향을 부단히 찾아 나선다.
사진 위부터
· 청소년들에게 편지쓰기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자 다양한 우취문화 상품을 결들여 공중실에 마련한 「편지쓰기 코너」
· 동전주우체국 보험사업의 대들보, 보험관리사들
· 6급 관서 중 전북 제일의 업무 환경과 직원 팀워크를 지랑하는 전주진북동우체국(양복 차림이 박창근 국장)
· 노령산맥 운장산의 맑은 기슭에서 자생하는 감나무 잎을 특수가공해 만든 감잎차·감식초를 우체국쇼핑을 통해 전국에 선뵈고 있는 「고산감골식품」
근무하고 싶은 우체국
올해 4월 부임한 하만호 동전주우체국장은 직장생활에서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성실, 겸손, 예의범절' 세 가지를 내세웠다. 또한 '자기를 사랑하고 직장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고객을 사랑하고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5가지 실천 하기 운동」을 제안했다. '①많이 웃고 박수를 많이 칩시다. ②칭찬은 많이 하고 허물은 덮어 줍시다. ③서로 예의를 지키며 먼저 인사합시다. ④맡은 일에 책임지며 작은 일일수록 더 잘합시다. ⑤직원 간에 서로 사랑하고 아껴 줍시다.'가 그것이다.
'옛 가르침에 '비성(非誠)이면 무성(無成)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참되게 정성을 다하지 않으면 이루어지는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작은 일을 잘하는 사람이 큰 일도 잘 하고, 작은 실수를 쉽게 하는 사람이 큰 실수도 하게 됩니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직장과 일에 애착을 갖고 기본을 충실히 하면 그 조직은 점점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하만호 국장은 직원의 마음을 먼저 읽고 따뜻한 배려와 예우를 통해 의욕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조직 전체를 열정으로 똘똘 뭉치게 하고 있다. 그의 가장 큰 관심사인 '직원'에 대해 한시도 소홀하지 않으며 온몸으로 그들 편이 돼주고 있는 것이다.
한편, 동전주우체국은 40세 이하의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주니어보드(Junior Board)」를 매월 개최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내가 국장이라면 우리 우체국을 어떻게 운영하겠는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적극 반영함으로써 직원 중심의 경영 여건을 조성했다. 아울러 업무에 소외되는 직원이 없도록 매주 〈동전주우체국 소식지〉 를 만들어 골고루 배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직원들의 어려움에 귀 기울이기 위해 국장실 문을 늘 열어젖히고, 매주 수요일에는 「직원과의 대화시간」을 마련해 국장과 평소 접촉이 뜸한 관내국 직원 들과도 자연스럽게 정보를 나누고 있으며, 내실 있는 진정한 노사 협력 체제를 구축 하는 등 '열린경영·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실현코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주5일근무제에 따라 직원 삶의 질 향상과 건강한 생활을 도모코자 축구·테니스·산악회 등 10여개 동호회에 모든 직원이 가입해 왕성하게 활동케 한 결과, 전북직장테니스대회 우승을 비롯해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등 동호회원들의 생활에 활력이 넘쳐나고 있다. 그리고 지난 6월에는 「직원가족사진콘테스트」를 열고 100여 출품작 중 우수작 20점을 가려 나만의우표로 제작해 공중실에 전시했는데, 새삼 가족 사랑을 느낀 직원과 고객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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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비빔밥은 평양냉면·개성탕반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음식 중의 하나였는데, 요즘은 상품 개발을 하여 항공기와 열차 안에서도 그 맛을 볼 수 있다.
· 가장 질이 좋은 닥나무로 만든 전주한지는 질기고 윤이 나며 보존성과 흡수성이 뛰어나 명성을 떨쳐 왔다.
다시 찾고 싶은 우체국
동전주우체국은 장애인이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경사로를 새로 단장하는 한편, 그 입구에 예쁜 「장애우 도우미 벨」을 설치하고 전담 직원도 배치해 두고 있다. 그리고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인 집배원을 통해 지역 내에 외롭게 사는 노인 133명의 영정사진을 무료로 촬영해 액자로 만들어 주는 등 소외 계층에 더욱 관심을 가짐으로써 이웃과 함께하는 우체국 모습을 구현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과 우체국에 견학 오는 유치원생들의 메마른 정서를 잠깨우고자, 편지도 쓰면서 다양한 기념우표 및 우표책·첩 등 우취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공중실에 「편지쓰기 코너」를 마련했으며, 사무실 복도에는 아름다운 우표 원도를 게시해 문화 공간으로 꾸몄다. 나아가 안경자동세척기·우산자동포장기 등 편의용품을 구비해 우체국을 찾는 고객들로부터 열렬한 호응을 얻었으며, 그 결과 2005 우체국 서비스헌장 운영 실태 평가에서 우수국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양보다 질을 우선하는 우체국
많은 우체국이 각종 사업 실적을 끌어올리고자 경쟁하고 있으며, 직원들에게 무거운 목표를 부과함에 따라 때로 역기능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단기적인 실적 향상은 기대할 수 있으나, 큰 안목에서 우리 사업이 부실화되는 덫이 될 수도 있으며 직원들의 사기마저 떨어뜨린 다.'고 보고, 동전주우체국은 사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부진국에 대한 대책보고를 없애고 사업 활성화에 대한 토의를 거쳐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직원들에게 실적 달성을 독려하는 대신 우수국 및 우수 직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함으로써 직원들 스스로 '한번 해 보자.' 하는 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체국의 얼굴로 활동하고 있는 집배원의 사기를 높이고자 간부들의 정기적인 집배 체험 외에도 한 달에 한번 「집배원복 입고 근무하기」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집배원들은 우편물 배달뿐 아니라 택배 픽업, 우체국보험 모집 등의 분야에서도 멀티플레이어로 활약하고 있다.
또한 마케팅실 요원들은 이 지역에서 개최된 전주마라톤 및 인라인마라톤대회 용품 4,570 건(1,216만원)을 우체국택배로 유치하는 등 우편수입 증대에 힘쓴 결과, 전북체신청 4급 관서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와 같이 모든 일에 전 직원이 합심하고 참여해 고객만족과 직원만족을 함께 실현하는 동전주우체국은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품은 채 전국에서 제일 좋은 우체국, 가장 근무하고 싶은 우체국, 다시 찾고 싶은 우체국이 될 것을 지금 이 시간에도 꿈꾸고 있다.
미니 인터뷰
남다른 우체국 사랑, 조합원 사랑
정상권 씨는 1997년 4월 동전주우체국 개국 때부터 노조 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성실한 노사 교섭 활동을 펼쳐 조합원들의 권익 보호와 근로조건 개선에 많은 공헌을 했다. 평소 조합원을 친근한 선배나 동생으로 여겨 그들의 고충을 깊은 애정으로 듣고는 발 벗고 나서 해결해 주기에 '베테랑 해결사'로도 통한다. 특히 지난 여름 폭우로 파손된 동료 집을 조합원들과 찾아가 피해 복구를 도왔으며, 운전사고 등 혼자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건을 원만하게 처리해 직원들이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저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있어 늘 행복합니다. 그래서 누가 무엇을 요청하면 그 10배를 해주려고 노력합 니다. 지극한 열성과 내 주위 사람에 대한 사랑만 있다면 풀리지 않을 일이란 없습니다.'
또한 정상권 지부장은 「동전주우체국 호프데이」도 지속적으로 마련해 노사 간 허물없는 대화의 장으로 삼고 있다. 밖으로는 각종 사업을 추진하면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내 가족, 내 이웃처럼 정성을 다 하고 있다.
'마케팅 활동은 평소에 친밀한 교분을 쌓으며 다양한 니즈를 충분히 파악해 그에 걸맞은 상품을 철저히 연구한 뒤, 언제든 달려가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믿음'을 심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차피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면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국에서는 자율적으로 실적 관리를 함으로써 전년도 97위에서 올 상반기 경영평가에서는 33위로 껑충 뛰어 오르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 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