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한 우편번호 검색 프로그램 개발한 황성구씨
“너무 너무 편리한 우편번호 검색기입니다.”
“제가 사용해 본 프로그램 중에서는 최고더군요.”
“우편번호를 찾기 쉽게 만들어 주셔서 너무나도 고맙습니다.”
“작고 단순한 듯하지만 깔끔하고 편리한 프로그램을 보니 정말 기분이 좋더군요.”
우정사업본부 우편사업단 사업개발과 황성구(45세)씨의 개인 홈페이지(www.postman.pe.kr)에는 이런 글들이 많이 올려져 있다. 지난 8월 그가 개발한 우편번호 검색기를 다운로드 받아 사용한 사람들 대부분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그가 개발한 ‘우편번호 검색기(ZipFinder)’는 과연 어떤 기능을 가졌을까.
항상 새로운 우편번호 검색 가능
우편번호를 찾으려면 우편번호부를 보던지 인터넷에 들어 가야만 되는데, 그러다 보면 번거롭기도 하고 시간도 걸린다. 그런데 황성구씨가 개발한 우편번호 검색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으면 자신의 PC에서 항상 새로운 우편번호를 빠르게 검색할 수 있다. 무엇보다 찾아낸 우편번호와 주소를 다른 프로그램에 붙일 수가 있어 새로이 주소를 입력할 필요가 없으며, 우편번호가 변경되었을 경우에는 인터넷에 연결하여 즉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찾아낸 주소를 영문으로 변환할 수 있으며 관공서의 우편번호와 주소, 전화번호까지도 검색이 가능하다.
“이제는 짜증을 안내요. 금방 찾아서 알려 주니까요.”
서울광화문우체국 민원실에 근무하는 김수아씨는 황성구씨가 개발한 우편번호 검색기를 사용하고나서부터는 고객들이 우편번호를 물어와도 금방 가르쳐 줄 수 있어 너무 좋단다. 항상 컴퓨터 바탕화면에 우편번호 검색기를 열어놓고 알고 싶은 지역이나 지명을 입력하여 검색 버튼만 누르면 그에 해당하는 우편번호가 자세하게 안내된다. 따라서 고객들에게도 신속하게 우편번호를 가르쳐 줄 수 있고, 자신 또한 업무를 빨리 진행시킬 수 있게 되었다며 그에게 고마움을 나타낸다.
신용카드회사 직원인 이 모씨도 편리한 우편번호 검색기 때문에 업무 처리시간이 반으로 줄어 들었다는데, 무엇보다 우편물의 배달 결과를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어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우편번호 검색 프로그램이 보급된 지는 3개월도 채 되지 않았지만, 이처럼 사용해본 사람들의 입을 통해 그 편리성이 알려지게 되면서 하루 500명 정도가 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 간다. 그래서인지 천리안, 한미르에서 베스트 다운로드로 선정되기고 했다.
우편번호 보급 위해 개인 홈페이지 개설
“예상보다 정확한 우편번호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1998년 3월 우편번호를 보급하기 위해 개인 홈페이지를 개설한 황성구씨. 홈페이지가 개설되자마자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 홈페이지에는 우편번호 원본 파일을 제공해 주는 것 외에 자신의 취미를 반영하여 1970년대의 팝송과 블루스 그리고 각종 우정 정보까지 제공했다. 지금은 지하철 사랑의 편지 모음까지도 제공하고 있다.
“개설 당시에는 우편번호 원본 파일만을 올려 놓았는데, 다량 우편물을 부치는 사람들이 많이들 이용했어요. 그러다가 이번에 우편번호 검색 프로그램을 올려 놓았더니 하루 6천여 명이 다녀가고 있어요.”
매일 밤 2시까지 PC에 매달려 새로운 정보를 올리고 있는 황성구씨. 네티즌 사이에서는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아내 에게는 버림(?)을 받고 있다. 그래도 요즘은 메일링리스트를 운영하고 있어 자동으로 회원 관리가 이루어지지만, 예전에는 2천명이나 되는 회원들에게 개인 메일로 변경된 우편번호를 알려 주다 보면 꼬박 밤을 새우는 날이 부지기수였다.
컴퓨터를 전공한 적이 없는 순수한 독학파인 황성구씨. 1986년 컴퓨터를 처음 접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보험모집자 관리 프로그램, 우편통계 업무 프로그램, 취미우표통신 판매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낼 정도로 컴퓨터에 뛰어난 ‘소질’을 보이고 있다.
“컴퓨터는 잘만 이용하면 업무량을 많이 줄일 수 있죠.
처음 프로그램을 개발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계기가 서울강북우체국 예금보험계에서 근무할 때였어요, 국장님께서 보험 모집자의 실적을 직원에게 요청했는데, 그 데이타를 뽑는데 3일이 걸리더라구요. 그때는 수기로 작성되어 있어 일일이 찾으면서 실적을 합산해야 됐기 때문에 그 정도 시간이 소요되었죠. 그것을 보고 안되겠다, 컴퓨터를 이용하여 보험모집자를 관리해야 되겠다고 마음먹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프로그램 개발에 몰두했죠. 그때 개발한 보험모집자 프로그램이 지금도 사용되고 있어요. 기본틀은 그대로 두면서 보완을 많이 했지만요.”
당시 직원들은 우체국에 컴퓨터가 있었지만 고장 낼까봐 무서워 만지지 않을 그런 때에 황성구씨는 컴퓨터와 과감히(?) 친하게 지냈다.
“컴퓨터가 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 공부하면 할수록 새로운 것을 많이 주잖아요.”
컴퓨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고 솔직하기 때문에 좋다는 그는 앞으로 우편번호 검색 프로그램을 계속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일단 연말까지 다량 주소를 입력한 뒤 우편번호가 자동으로 변환되는 주소자동변환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며, 이에 더하여 변환된 주소를 스티커로 출력해서 바로 봉투 작업을 할 수 있게끔 만들 예정이다.
“제가 개발한 우편번호 검색 프로그램이 많이 알려졌으면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정확하게 우편번호를 사용하여 우편물이 빨리 배달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