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우정을 향한 새로운 도약
지난 1990년 7월 4일에 첫선을 보인 서울우편집중국(용산구 한강로 소재)에 이어 올해 3월 15일에는 광진구 자양동에서 동서울우편집중국이 문을 열었다. 동서울우편집중국은 자국 접수 다량우편물은 물론, 서울 동부지역의 11개 우체국에서 접수된 우편물을 자동 처리 하게 된다.
이로써 다량우편물 이용자들에게 좀더 편리하고 신속한 우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고, 서울 전역의 우편물을 집중국에서 처리하는 체제가 비로소 구축 되었다.
복합구분기 등 첨단 시설 구비
전산관리소 옆에 터를 잡은 동서울우편집중국은 대지 1만 5,633평에 건축 연 면적 1만 6,983평으로 지하2층 • 지상3층 건물이며, 여기에 투입된 총공사비는 747억원이다.
편제는 국장 아래 업무1-2-3과• 기술과• 관리과 등 5과 22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일반직 112명과 기능직 409명 등 총 521명의 직원이 자국 접수 및 수용국 도착우편물의 구분 • 발송 • 중계 업무를 하고 있다.
동서울집중국은 최신 자동화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그 기기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소형통상우편물을 자동으로 구분하는 복합구분기 (OVIS)이다. 복합 구분기는 서울집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광학판독기(OCR)와 영상타건기(VCM)의 기능이 통합된 것으로 업무 효율이보다 높아진 최첨단 구분기이다.
복합구분기의 오른쪽은 광학판독기이며 왼쪽은 영상구분기인데, 한쪽만을 운용할 수도 있고 같이 운용할 수도 있다. 광학판독기는 우편번호를 자동으로 판독하며 편지봉투에 바코드를 인쇄하여 30개 행선지별로 1차 구분한다.
광학판독기로 판독할 수 없는 우편물은 영상타건기로 구분하는데, 영상타건기에서는 화면에 나타난 편지의 우편번 호를 보고 작업자가 타건하면 복합구분기로 정보가 전달되어 바코드를 인쇄한 후 역시 30개소로 1차 구분한다. 이러한 영상타건기는 별도의 영상타건실에 설치 되어 있는데, 모두 24대가 있으며 우편 물량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된다.
이같은 복합구분기는 2층에 4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한 대가 시간당 무려 3 만 2,000통을 구분할 수 있다. 사람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구분할 경우, 한 사람이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시간당 1500 통 정도임을 생각해 보면 가히 최첨단 기계가 아닐 수 없다.
복합구분기에서 1차 구분된 우편물은 최종구분기로 전달되는데, 그 과정을 동 서울집중국에서는 우편상자를 이용한 수 작업에 의하지 않고 오버헤드컨베이어라 불리는 연결 기계에 의해 자동으로 연결 한다.
이렇게 1차 구분된 우편물은 4대의 최종구분기(LSM)에서 최종 구분을 하게 되는데, 최종구분기는 복합구분기에서 인쇄된 바코드를 이용하여 서울행은 동 별•사서함별•다량배달처별로 배달 구분을, 지방행은 시 •군 • 구별 발송 구분을 한다.
구분된 우편물은 자동포장기로 포장한 후, 서울시내 우편물은 우편상자운반시설를 이용해 행선지별로 모은 후 지하 1 층으로 옮겨 발송하고, 지방 우편물은 나선형 슈트를 통해 지하 1층 대형통상 구분기로 보내 자동 구분한 후 우편자루에 넣어 발송장으로 옮겨 각 지방별로 발송한다.
평면 공간이 넓은 수평형 구조
대형통상우편물과 소포우편물은 지하 1층에 설치된 2대의 대형통상구분기와 1 대의 소포구분기로 구분• 처리된다. 대형통상구분기의 처리 능력은 시간당 1만 7,000통이며. 소포구분기는 시간당 6,600 개를 처리할 수 있다.
동서울집중국의 하루 최대 처리 능력은 350만통이다. 이처럼 많은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최신 자동화 기기 덕분이다. 특히 광학판독기와 영상타건 기의 기능을 통합한 복합구분기는 처리 능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광학판독기에서 영상타건기로 운반하는 수작업 과정을 생략시켜 구분 과정도 단순화되었다.
그러나 기계 자체의 성능이 우수하다고 해서 반드시 업무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 외에도 중요한 요소는 많다. 이를 테면 작업 환경도 업무의 효율성 제고에 큰 영향을 준다. 그런 면에서 동서울집중국은 큰 장점을 지니고 있다. 작업 공간, 좀더 정확히 말해서 평면 공간이 넓은 수평형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동서울집중국의 건축 연면적은 서울집 중국의 그것에 비해 거의 두배에 이르기 때문에 우편물이 몰리는 피크 타임대에도 작업시 큰 혼잡을 느끼지 않는다. 따라서 동서울집중국에서는 우편물이 가득 담긴 팔렛을 운반할 때, 일일이 사람이 밀고 다니는 것외에도 3대의 전동견인차로 한꺼번에 5〜6개씩 운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소포구분기의 슈트 역시 나선형이 아니고 넓은 공간에서나 가능한 직선으로 되어 있어 소포우편물을 보다 안전하게 다룰 수 있다 또 슈트 수도 120개나 돼 충분한 여유가 있으므로 슈트의 부족으로 인한 재구분의 불편이 없어 우편물의 처리 속도도 한층 빨라졌다. 이같은 개량된 소포구분기의 도입은 사송업체와의 경쟁에 있어 경쟁력 제고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의 모든 우편물 집중국서 처리
동서울집중국의 개국으로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우선, 서울시내 우체국에 접수되는 모든 우편물이 집중국을 통해 자동 처리되는 체제가 구축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과거 서울집중국만 운영되고 있을 때는 서울시내 우편물량을 모두 수용할 수 없어 강남우체국 등 10개국만이 완전 수용국이었고, 나머지는 일부 또는 미수 용국이었다. 그러나 동서울집중국이 개국된 이후, 동서울집중국이 서울 동부지 역의 도봉 • 중앙 • 강남우체국 등 11개국의 우편물을, 기존의 서울집중국이 서울 서부지역의 광화문•마포•여의도우체국 등 11개국의 우편물을 각각 수용해 처리 할 수 있게 됐다.
또 하나는 매년 급증하고 있는 다량우편물을 두 곳으로 분산• 처리함으로써 이용자들의 편익을 증진시킬 수 있게 됐 다는 점이다. 특히 신설된 동서울집중국은 수평조절기 17대와 경사조절기 40대 등 모두 57대의 발착시설을 갖추었고, 넓은 주차장을 확보함으로써 이용자가 우편물을 접수시키는 데 한결 편리해졌다.
그런데 개국 초기라 그런지 다량우편물의 접수물량은 아직 많지 않다. 지난 8월 한달간 동서울집중국에 접수된 총우편물은 7,052만 7,000통인데, 이 중 자국 접수가 684만 3,000통으로 전체 물량의 약 10%를 차지한다. 따라서 서울집중국의 경우 자국 접수가 수용국 도착물보다 더 많은 것을 고려해 보면, 동서울집중 국의 자국 접수 우편물량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같은 점에 대해 박춘덕 조사계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사실 다량우편물 이용업체를 이곳으로 유치하기가 쉽지만은 않아요. 왜냐하면 그들은 오랜 기간 서울집중국과 거래 하면서 그곳에 터를 잡았거든요. 그러나 우리가 그들에게 간담회 등을 통해 홍보를 계속하고 있으니까 차츰 개선되리라 생각해요. 얼마 전 BC카드회사의 80만통을 유치했는데 그것이 바로 가능성을 읽게 해주는 사례 입니다.”
'올바른 우편번호의 기재와 규격봉투의 사용은 그 것이 결국 이용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합니다.'
서울시내 우편운송망
우편번호와 규격봉투의 중요성
좋은 시설을 갖추고 우편물을 빠른 속도로 자동 처리하는 집중국이 있어도 이용자의 도움이 없으면 그 효과는 반감된다. 즉, 올바른 우편번호의 기재와 규격 봉투의 사용이야말로 자동화의 근간을 이룬다.
우편번호의 판독은 봉투의 우측 하단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가다가 나오는 첫 번째 6자리 숫자를 기계가 읽는 것이므로, 우편번호 근처에 고객번호와 같은 다른 숫자가 있어서는 안된다. 특히 요 즘에는 컴퓨터로 인쇄한 봉투가 많은데, 이런 봉투들은 좌우 천공을 반드시 제거 해야 한다. 또 봉투는 풀이나 접착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핀이나 철침 등을 사용 해 봉하면 자동으로 처리할 수 없을 뿐 만 아니라 기계가 손상될 우려마저 있다.
서울우편집중국에서 동서울우편집중국 초대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윤수 국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앞으로 우편번호와 규격봉투의 중요 성은 날로 커질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직원들조차 그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지 못한다면 이 체제가 빨리 정착할 수 없겠지요. 그러므로 우리 직원들의 인식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용자에게 우편번호와 규격봉투의 중요성을 알리고, 그것이 결국 이용자들에게 혜택이 돌아 간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는 노력이 필요 합니다.”
정보통신부는 연간 우편물이 50억통을 넘게 될 21세기를 대비하기 위해 다가오는 2003년까지 전국 주요 도시에 31개의 집중국을 건설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탄생한 서울우편집중국에 이어 동서울우편집중국이 개국함으로써, 이제 우정사업은 새로운 도약기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