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 문경 문화 체험
자전거 도시의 이색 박물관
상주 남장동 초입에는 자전거박물관이 있다. 자전거 보급률이 전국 최고인 자전거 도시 상주이기에 만날 수 있는 이색 박물관이다. 이곳 박물관에서는 커플 자전거와 같은 흔치않은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 탈 수 있다. 전라남도와 강원도, 충청도에서 모여든 어린이들은 친구와 함께 타는 커플 자전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 인솔 선생님과 함께 타기도 하고, 나름대로 자전거 실력을 뽐내 보기도 한다. 역시 가을은 자전거 타기에도 좋은 계절이다. 빨간 모자의 행렬이 가을 산과 조화를 이루니 어린이들의 얼굴이 자연 그대로이다. 참으로 아름답다.
가을의 고즈넉함은 자전거박물관 위의 남장사까지 이어진다.
신비로운 모습의 부처님도, 근엄하면서도 익살스러운 목각탱의 신장님도, 소박한 웃음의 돌장승도 이 날은 모두 어린이들의 친구가 되었다. 졸졸졸 흐르는 정겨운 계곡물도, 한 줄기 바람조차 이기지 못하고 서둘러 내려오는 낙엽들도, 감나무 주위를 맴도는 까치들도 오늘은 모두 길동무가 되었다.
철로자전거 타기와 석탄박물관 관람
10월 14일과 15일 이어진 이번 행사는 상주 자전거박물관과 남장사 외에도 문경의 철로자전거 타기와 석탄박물관 관람, 에버랜드 놀이공원 등으로 채워졌다. 우정사업본부 직원 자녀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줌으로써 몸과 마음의 견문을 넓히고 현장체험학습 효과까지 거둘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준비한 행사인데 의외로 반응이 폭발적이다.
“자전거 타기가 정말 재미있어요. 커플 자전거도 재밌고 기찻길에서 타는 철로 자전거도 재미있어요. 또 타고 싶어요.”
“우리 동네 놀이공원은 작은데 여긴 정말 커서 탈 것도 많고 볼것도 많아요. 더 놀고 싶은데 아쉬워요.”
시종 설렘으로 들뜬 어린이들은 짧은 시간이 아쉽기만 한 눈치이다. 모든 행사가 끝난 뒤 에버랜드 놀이공원 입구에서 단체사진을 찍는 어린이들의 표정이 환하다. 아쉬움은 많지만 그래도 모처럼 신나게 놀아보지 않았던가. 팔목에 반짝이는 자유이용권에 미련이 남기는 하였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다음엔 오늘 오시지 못한 엄마, 아빠 그리고 오빠랑 같이 와보고 싶어요. 오빠 줄려고 선물도 샀어요.”
작은 연필 액세서리를 자랑하며 흔들어 보여주던 어린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체국에서 일하고 계실 부모님과 오빠가 생각났던 모양이다. 기특하다. 넓은 세상을 보고 자란 아이는 생각도 넓고 깊을 수밖에 없다. 자연을 벗하고 자란 아이는 마음 씀씀이가 밝고 심성이 깨끗하다. 그동안 세 차례에 걸쳐 전국을 돌며 진행되었던 우정사업본부 직원 자녀 문화 체험 행사의 의미를 새삼 되새겨 본다.
여행 쪽지(지역번호 054)
상주 자전거박물관(534-4973) 세계 최초의 자전거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자전거를 살펴보고 이색 자전거를 타볼 수도 있다.
남장사(534-6331) 목각탱이 유명한 고찰.
문경 철로자전거(550-6478) 1대에 4명까지 탑승 가능. 1만원.
문경 석탄박물관(571-2475) 입장료 1,000/700/500원.
바로 옆에는 <연개소문> 촬영 세트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