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단어는 그리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 존재한다. 엊그제 주문한 제품이 우체국 소포를 통해
오늘 도착한다는 친절한 알림에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고, 꽉꽉 들어찬 5호선 지하철 안에서 흐뭇하게 손
녀 동영상을 보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내가 정말 사랑했던 친할머니의 모습이 떠올라 싱긋이 웃었다.
어젯밤에 술을 마시느라 못한 운동을 오늘은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두 달째 운동을 안 하는 선배에게
“그냥 운동 포기해요!”라고 편하게 말할 수 있어 우리 관계에 새삼 기분이 좋았다.
퇴근 시간에 맞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김치찌개, 달걀프라이, 김 조합으로 저녁상을 차리고 날 기다리는
한결같이 아름다운 어머니의 모습에 감동받는다.
“진심으로 행복하세요?”라는 질문을 듣고 곧바로 “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예전의 나 또한 “잘 모르겠어요.”라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다르다. 나는 진심으로 지금의 내 모습이 좋고,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좋은 감정과 소박한 웃음들을 기억하고, 행복이란 퍼즐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잘 사는 남들과 비교하며 나를 깎아내리지 않고, 못 사는 사람들을 보며 우월함에 나를 치켜세우지도 않는다. 스스로 정한 행복의 기준에 초점을 맞춰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행복한 순간에 '진짜 행복하다.'라고 마음속으로 외친다.
외적인 모습, 재력, 성격, 직업 등 남들이 정한 수많은 기준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한 나의 기준에 내가 충족하면 그만이다. 일상에서 나만의 소소한 행복을 찾고,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나의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는 요즘, 나는 내가 어쩌면 행복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