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60여 년 전 초등학교 시절에는 매년 가을이 되면 운동회가 열려 마음이 벅차고 설레곤 했다. 당일 학교 운동장에는 요즘 주유소에서 보는 것처럼 만국기가 펄럭이며 운동회를 축하해 주었다.
전교생은 청팀과 백팀으로 나뉘어졌다. 머리에 백군은 하얀 띠, 청군은 푸른 띠를 불끈 동여매었다. 서로 이기기 위해 펼치는 응원전도 가히 전쟁을 방불케 했다. 3-3-7박자에 맞춰 “이겨라. 이겨라. 우리 백(청)군 이겨라. ”를 목이 찢어지도록 외쳤으며 운동장에서 달리기, 피구, 단체 체조, 텀블링, 기마전, 청백 릴레이, 학부모와 함께 달리기, 장애물 경기 등이 펼쳐졌다.
점심시간에는 운동회를 보러온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준비해 온 도시락과 사과, 고구마, 땅콩, 대추, 호두, 밤 등 평소에는 먹기 힘든 과일과 막 수확한 농작물을 맘껏 먹을 수 있었다. 심지어 할아버지, 할머니도 참석해 생일잔치를 벌이는 기분이었다.
오후 시합은 마지막으로 펼쳐지는 기마전과 릴레이 게임이 가장 인기가 있었다.
주로 이 두 경기가 차지하는 점수 비중이 높아 승부처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모든 경기가 마무리된 후 교장선생님의 성적 발표가 이어졌다.
승자는 환희의 기쁨을 누리고, 패자는 섭섭하고 아쉽지만, 정정당당히 싸웠기에 승자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폐회사를 마지막으로 끝난 운동회를 즐긴 사람들은 힘들고 고된 하루였지만 뿌듯한 마음을 안고 귀가했다.
요즘에는 초등학교마저 운동회의 열기가 시들해지거나 학생 수가 대폭 줄어 규모가 축소되었다. 관심조차 적어져 안타깝기 그지없다. 요즘 아이들은 체격은 좋지만 체력은 허약하다. 너무 지식교육에만 몰두하고 체육교육에는 무관심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체력이 좋아야 국력도 강해진다. 건전한 정신은 건전한 육체에서 나온다는 말처럼 살아가는 데 있어 운동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본다. 다시 한번 가을 운동회의 부활과 활성화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