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의 백미, 고색창연한 중앙홀

멕시코시티중앙우체국 내부 전경

멕시코시티중앙우체국은 멕시코 문화예술의 중심지에 위치한다. 멕시코 태동의 역사를 간직한 소칼로 광장 서쪽, 예술 공간들이 응축된 곳에 우체국이 들어서 있다. 중앙우체국 길 건너편에는 예술궁전이 있고, 뒤편은 국립미술관으로 연결된다. 

콘서트홀과 벽화를 간직한 예술궁전을 둘러본 뒤 중앙우체국을 방문하는 것은 멕시코시티 여행의 수순이다. 멕시코중앙우체국은 신고전주의와 아르누보 양식이 혼재된 유럽의 왕궁을 닮은 우아한 외관으로 궁전이라는 호칭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다. 멕시코시티중앙우체국은 이탈리아의 건축가 ‘아다모 보아리’의 설계로 1907년 완공됐다. 우체국 입구는 석조 기둥과 조각상, 우편과 관련된 부조물로 단장돼 있다. 우체국 내부까지 깊숙이 들어서야 세월이 겹겹이 묻어난 진면목이 드러난다. 우체국 로비에는 외관을 뛰어넘는 아름다움이 배어있다. 중앙홀의 나선형 계단은 청동과 주철로 단장됐고 높은 천장에 샹들리에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찬란한 석회암 벽과 바닥을 채운 대리석, 위층을 오르내리는 리프트도 고색창연하다. 멕시코를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 ‘코코’ 속 중앙역 모습은 이곳의 중앙계단이 모티브가 됐다.

멕시코시티중앙우체국의 중앙홀

촬영명소, 유산으로 사랑받는 우체국   

멕시코시티중앙우체국은 멕시코시티를 대표하는 건축물이자 유산으로 사랑받고 있다. 중앙홀 로비는 멕시코의 인기 촬영스폿에 등극할 정도로 명소가 됐다. 황금색의 청동 구조물과 대형 유리의 자연 채광이 만들어 내는 은은한 빛은 아득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우편 창구와 테이블, 우체통까지 오래된 주철로 만들어져 세월의 온기가 담뿍 전해진다. 중앙홀 상층부에 위치한 우정박물관은 멕시코의 우편 관련 물품들을 전시 중이며, 사전 예약을 통해 입장할 수 있다. 멕시코시티중앙우체국은 건축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실제 우편, 소포 업무를 100년 넘게 이어와 더욱 유서 깊다. 현지인들은 여전히 이곳을 실생활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여행자들은 인근 예술명소를 관람한 뒤 그 여운을 담아 이곳에서 엽서를 보낸다.멕시코 혁명기에는 혁명가들의 피난처이자 만남의 장소였던 이곳은 1985년 지진 때 크게 훼손됐다 복원되는 질곡의 과정을 거쳤다. 최근에는 미술품 전시뿐 아니라 오페라 공연이 열리는 예술공간으로도 활용 중이다. 우체국은 주중과 주말 연중 문을 열지만, 일요일 운영 여부는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우체국에서 벗어나 소칼로 광장으로 향하면 멕시코의 역사와 만나는 시간이다. 멕시코시티는 본래 호수 속 섬이었는데, 16세기 멕시코를 점령한 스페인군이 수도의 신전을 부수고 호수를 메운 뒤 새로운 도시로 건설했다. 멕시코 사람들은 멕시코시티를 그들만의 언어로 ‘México D. F.(메히꼬 데 에페)’라 부른다. 소칼로 광장의 대성당, 옛 아스텍 유적이 발굴된 템플로 마요르, 대통령궁 등은 멕시코시티중앙우체국과 함께 두루 둘러볼 명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