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제어 전문가가 프로세스와 로봇을 관리하는 아마존
아마존의 전자상거래 사업에서 중요한 성공포인트 중 하나는 바로 FBA (Fulfillment by Amazon)다. FBA란 판매자가 물품을 아마존 물류센터에 보관하면 주문, 배송, 반품, 교환, 환불 등의 모든 과정을 아마존이 판매자 대신 처리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판매자는 아마존에 물품을 보내고 수수료만 지불하면 된다. FBA로 처리되는 물품은 아마존 프라임(Prime) 회원들에게 무료 배송이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유료 멤버십 프로그램인 아마존 프라임의 회원 수는 1억 명을 돌파한 상태이며, 지난 4월에는 배송 기간을 기존 48시간에서 하루 만에 받는 것으로 단축하기도 했다. 아마존은 FBA 서비스의 구현을 위해 수년 동안 MIT 출신 등 뛰어난 과학자와 엔지니어를 동원해 수학적 모델을 연구하고 최적의 시스템을 개발했다. 또한 아마존은 2012년 키바시스템즈(Kiva Systems)를 7억 7천만 달러라는 거액에 인수했다. 이후 2015년 아마존로보틱스(Amazon Robotics)로 회사명을 변경했으며 2019년 6월 기준 20만 대의 로봇을 물류센터에 투입하고 있다. 물류센터에서 운용되는 대표적인 아마존 로봇은 ‘드라이브유닛(Drive Unit)’이라고 불리는 로봇으로 물품이 보관된 선반을 운반하는 데 사용된다. 또 다른 주요 로봇은 ‘로보스토우(RoboStow)’다. 로보스토우는 화물을 옮기는 로봇 팔로, 최대 24피트(약 7.3m) 높이에 있는 3,000파운드(약 1,360kg) 중량의 화물을 이동할 수 있다. 최근에는 물품 분류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용도로 ‘페가수스 분류 봇(Pegasus Sort Bot)’도 투입하고 있다.이와 같이 아마존은 사람이 아닌 로봇 시스템을 이용해 선반에 재고를 적재하고 운용함으로써 기존 물류센터에 비해 40% 더 많은 재고를 저장하고 있다. 또한 로봇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빅데이터 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해 물류센터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물류센터에서 수많은 로봇을 운영하는 와중에도 새로운 로봇을 속속 도입하고 있는 아마존은 효과적인 관리와 프로그래밍을 위해 ‘흐름제어 전문가(Flow Control Specialist)’라는 새로운 직책까지 도입한 상태다.

아마존의 드라이브유닛 ⓒ Amazon

알리바바의 샤오만르브 ⓒ Alibaba

차이냐오의 물류센터 ⓒ Cainiao
딥러닝으로 성능이 크게 개선된 팔레타이징 로봇
아마존과 물류 기술을 경쟁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그룹을 꼽을 수 있다. 알리바바의 물류 부문 자회사인 차이냐오(菜鳥網絡. Cainiao)는 아마존과 흡사한 스마트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신기술을 개발 중이다. 차이냐오는 중국 24시간 이내, 전 세계 72시간 이내 배송 완료를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 6월의 발표에 따르면 차이냐오는 향후 9개월 동안 전세 항공편을 260개에서 1,260개로 4배 늘리고 해외 창고의 면적을 두배로 늘릴 예정이다. 차이냐오는 매일 3천만 개의 중국 물품을 처리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배송된 주문의 90%가 전 세계 100개 도시에 72시간 이내 도착한다고 밝혔다.
차이냐오의 스마트 물류센터에는 수백여 대의 무인운반차(AGV: Automated Guided Vehicle)가 설치되어 있으며 재고 적재 높이를 자동으로 식별하는 센서와 실시간으로 재고 물량을 파악하는 카메라 및 컴퓨터비전 기술을 이용해 정확한 재고 관리를 수행한다. 차이냐오에 따르면 2017년 10월로봇을 도입한 이후 작업 효율성이 이전보다 5~6배 향상됐다. 차이냐오는통관, 창고 관리, 화물 및 국제 운송, 소비자 배송에 이르는 물류 서비스 전반을 사업 대상으로 삼고 있다. 차이냐오는 라스트 마일 배송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 100개 도시에 비접촉식 우편물 수집 및 발송 거점인 ‘차이냐오 포스트(Cainiao Post)’를 3만개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 9월 알리바바는 사물인터넷 장치와 효과적으로 연동되는 알리바바 클라우드 2.0 플랫폼을 발표하면서 알리바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물류 로봇 ‘샤오만르브(Xiaomanlv)’도 함께 공개했다.
아마존과 알리바바 외에도 알리바바의 중국 내 경쟁자인 징둥닷컴(JD. com), 독일 국영 철도회사 도이치반의 자회사 DB쉥커(DB Schenker) 등
이 특히 로봇을 적극 활용하는 스마트 물류센터 구축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들로 꼽힌다. 앞으로 물류 산업에서는 전 과정의 자동화, 전자상거래 공급망의 간소화, 고객 부가가치의 강화라는 목표하에 치열한 첨단 테크놀로지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