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가지 않고도 도달할 수 있는 힐링의 섬, 제주
국내 ‘한 달 살기’ 열풍이 가장 먼저 시작된 제주도 한 달 살기 프로젝트는 유명 가수의 제주도 민박집 프로그램의 높은 시청률이 증명하듯 여전히 인기가 높다. 이국적인 풍경과 맑은 해변을 중심으로 걷기 좋은 오름과 올레길이 펼쳐져 있고 바다 한가운데 섬 생활 자체가 휴식을 선사한다, 박물관 및 체험관, 쇼핑센터와 병원 등 생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어 아이들과 함께 살기에도 좋다. 개성 강한 지역 방언이 있지만 의사소통은 걱정할 게 없다는 것 역시 큰 장점. 그러나 제주도 물가는 국내 최대 관광지답게 꽤 비싼 편이다. 외국이 아니니 경비가 적게 들 것이라는 기대는 금물이다. 일정과 활동 내역을 충분히 고려하여 예산을 짜야 한다. 제주의 날씨가 변덕이 심하다는 것도 미리 기억해야 한다. 거센 비바람과 폭설로 인해 예정보다 야외 활동을 많이 못 할 수 있으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은 실내 일정이나 놀이를 꼭 준비하도록. 지도를 보면 제주도는 생각보다 훨씬 큰 섬이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숙소 근처에서 50km 이내에서만 움직이는 걸로 동선을 짜는 것도 추천한다.
시간 부자들을 위한 동유럽 문화 기행의 메카, 부다페스트
‘한 달 살기’를 계획할 정도라면 기본적으로 시간만큼은 부자인 셈이다. 최소 한 달 동안은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뜻이니 평소 여행하기 힘든 지역으로 눈을 돌려보는 건 어떨까? 배낭여행의 성지인 유럽에서 한 달을 살아보고 싶다면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를 추천한다. 도시를 관통하는 아름다운 도나우강이 흐르고 지하에는 천연 온천이 샘솟는 곳, 유럽에서도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여 ‘물의 도시’이자 ‘밤의 도시’로 불리는 부다페스트. 북쪽으로는 체코와 오스트리아, 동쪽은 슬로바키아와 루마니아, 서쪽은 리히텐슈타인과 슬로베니아 등과 연결돼 있으니 ‘한 달 살기’를 통해 다양한 국가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뮤지컬과 오페라, 연주회 등 양질의 문화 공연이 상시로 열린다는 점 역시 부다페스트 특유의 장점이다. 다만 유럽권은 숙소 가격이 너무 저렴하면 치안이 안 좋고 시설 수준이 많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다른 유럽 지역과 비교하여 동양인 이민자 수가 적은 도시라 동양인에 대한 긍정적 관심도 있지만 자칫 잘못된 호기심을 유발할 수도 있으니 지나치게 외진 곳으로 숙소를 잡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저렴한 물가로 경험해보는 고퀄리티 느림보 라이프, 치앙마이
태국의 휴양지인 치앙마이는 지대가 높아서 기후가 선선하고 물가가 저렴하여 ‘한 달 살기’에 적합한 곳으로 꼽힌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급 타운하우스를 얻어 수영과 골프를 즐길 수 있고, 과일과 식자재가 풍부하여 현지 음식을 직접 해서 먹는 소박한 행복도 누릴 수 있다. 아기자기한 카페와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전 세계 예술가들이 모인 공동체 마을을 둘러보며 아이디어를 얻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기에 생각보다 발달해 있는 인터넷 환경은 현지에서도업무를 이어가야 하는 여행객에게 매우 유리한 조건이 된다. 하지만 보통 건기에 북부 농업지대에서 풀과 나무를 불살라 버리고 이 지역을 일구어 농사를 짓는 ‘화전’을 하여 대규모 스모그가 발생한다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2월 말부터 시작하므로 가급적 3~4월에는 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