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목 해돋이
서해안 해돋이 장소 중 가장 먼저 알려지고 가장 유명한 곳이 충남 당진군 석문면 교로리, 왜목마을이다. 서울에서 약 3시간 정도 걸리던 곳인데, 서해안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약 30분 정도가 단축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게 된 왜목마을의 해돋이는 동해안 해돋이보다 더 멋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원도 양양 낙산사나 강릉 경포대, 동해 추암, 경북 영덕의 강구, 포항의 호미곶 등 동해안의 유명 해돋이는 전체적으로 장엄한 느낌을 주는데 비해, 이곳 왜 목마을의 해돋이는 그림처럼 예쁘고 고요하며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왜목마을에서 해돋이가 가능한 이유는 지형적 특성에 있다. 서해안에서는 유일하게 육지가 북쪽으로 길고 비스 듬하게 뻗어 올라가고, 그러면서도 동쪽으로는 넓은 바다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석문지구 간척사업으로 길게 뻗어 나간 석문방조제부터 장고항을 지나 교로리 왜목마을에 이르기까지 약 30km의 38번 국도가 비스듬 한 북향을 하고 있어 사실상 해돋이를 할 수 있는 지점은 많이 흩어져 있다. 하지만 왜목 마을이 특히 대표성을 획득한 이유는 바로 이 마을 뒷산에서 해넘이, 일몰도 구경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이다. 즉, 같은 장소에서 해돋이와 해넘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런 곳으로 가장 대표적인 곳은 전남 해남 땅끝마을인데, 이 마을 사자봉에서 아침저녁으로 해돋이, 해넘이가 가능하 듯 여기서도 역시 가능하다.
1990년대 전반기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해돋이 장소였고, 들어가는 길도 어딘지 찾기 힘들었지만, 여행작가 최성민씨가 이곳을 소개한 후 1990년대 중반부터 유명해지면서 지금은 왜목으로 통하는 국도와 진입로에 친절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어 찾아가기 쉬워졌다. 입구 동인장여관에서 작은 언덕을 넘어 마을로 들어서면 작은 횟집타운이 형성되어 있고, 이 일대 해안에서 바다 저편에 펼쳐진 국화도라는 섬 위로 떠오르는 해돋이를 할 수 있다. 횟집타운에서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바다에 간간이 떠 있는 고깃배들과 국화도 봉우리 사이로 떠오르는 서정적인 해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떠오르는 해를 유달리 많이 볼 수 있는 왜목은 사실상 동 해안에 비교해도 해돋이의 확률이 가장 높은 곳으로, 석문 방조제와 대호방조제를 잇는 드라이브 코스와 함께 가볼 만한 좋은 장소이다. 왜목에서 38번 국도를 따라 조금만 가면 대호방조제이며, 7km의 방조제를 달리면 그 끝자락에 도비도휴양지가 있다. 도비도는 원래 섬이었다가 대호 방조제 축조로 간척지가 조성되면서 당진군과 연결된 곳으로, 야트막한 산자락에 도비도 농어촌휴양단지가 조성되어 전망대, 숙박동, 식당가, 상가를 갖추고 있다. 전망대에서 건너다 보이는 난지도 일대의 풍경이 빼어나며, 특히 이 일대는 서해안에서 드물게 짙푸른 바다를 볼 수 있어 동해안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난지도에 건너갈 수 있는 선착장도 있다. 왜목 해돋이는 이렇듯 해돋이와 해넘이, 방조제 드라이브, 도비도 휴양지와 푸른 서해바다 감상도 겸할 수 있는 좋은 여행지로 추천할 만하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당진IC에서 나와 당잔을 거쳐 615번 지방도로를 타고 왜목까지 가는 방법과, 서해안고속도로 송악IC에서 나와 38번 국도로 진입하여 석문방조제와 해안도로를 타고 가는 두 가지 길이 있는데, 경치를 보면서 가겠다면 두 번째 방법을 권한다.
대중교통으로는 서울 남부터미널, 대전과 천안에서 수시로 당진행 버스가 운행되고 있으며, 당진 버스터미널에서 교로리행 시내버스가 30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다.
숙박 및 먹거리
유명하진 않지만, 시설은 깨끗하고 이용이 편리한 도비도 농어촌휴양단지의 숙박동(041-351-9200, 이하 지역번호 041)을 이용해볼 만하다. 왜목마을에는 태공장여관(353-3035), 동인장여관 (352-8799), 왜목하우스(354-2911) 외에 교로리횟집 민박(353-0897), 일출횟집 민박(352-7797), 대어횟집 민박(352-6333), 조병각씨(352-9358) 등 대체로 시설이 괜찮은 민박집들이 제법 있다.
먹거리로는 당진읍내에 들러 병어회와 꽃게탕으로 알려진 풍림가든 (356-1141), 혹은 손칼국수로 알려진 상록촌(355-1687)을 들러볼 만하다. 활어회는 장고항 쪽이 좋다(서해횟집 352-3200, 한일회관 353-0755).
미량 해돋이
당진 왜목마을 다음으로 멋진 서해안 해돋이 장소로 각광을 받는 곳이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리일 것이다. 왜목 마을이 알려진 다음에 새로 개발되었다고 해야 옮을지 모르지만, 이곳도 아는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다. 특히 마량리는 겨울뿐 아니라 4~5월의 동백꽃 구경과 함께 방문하는 이들도 많고, 여름에는 인근의 춘장대해수욕장에 오면서 같이 들르는 경우도 많다.
마량리는 비인만을 향해 활처럼 길게 휘어진 작은 반도의 끝에 붙어 있는 조그마한 포구이다. 지도상으로 보면 활시위가 팽팽하게 당겨져 있는 듯한 끝 부분에서 남동쪽을 향하고 있어 여기서도 해돋이가 가능함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왜목처럼 넓은 범위에서가 아닌, 마량리 포구 방파제라는 지극히 제한적인 지점에서 해돋이를 할 수 있다는 약점이 있다. 그러나 마량으로 들어가는 약 5km의 도로는 내내 바다를 끼고 달리고 있어 마치 땅 끝으로 가는 듯한 감흥을 주며, 마량에 이르면 한적하고 고요한 작은 포구의 아늑한 정경을 대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포구의 해돋이. 느릿느릿한 산들 너머로 떠오르는 붉고 둥근 해는 해발 100미터가 채 안 되는 옥녀봉과 띠섬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한다. 방파제 끝으로 걸어 들어가 대하는 이 해돋이는 나름대로의 낭만이 있다.
한편 마량리 반도 끝, 마량리 포구 뒷산 너머에 천연기념물 제169호인 동백나무 숲이 있다. 서해안 최북단에 위치한 이 동백 숲은 4월 중순 이후에 붉은 꽃을 피우는 동백이 언덕에 넓게 퍼져 있고, 그 정상에 바다를 내려다보며 동백정이 위치해 있다. 숲 정상의 동백정은 해넘이 명소로 유명한 만큼 바다를 향해 멀리 열려 있으며, 그 옆 통나무 의자에 앉기라도 하면 편안히 앉아 서해안에서 손꼽히는 푸른 바다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마량리에서 도둔리를 거쳐 북쪽으로 2km 정도만 가면 춘장대해수욕장이다. 1.5도의 완만한 경사와 잔잔한 수면 등으로 서해안 일대에서는 보기 드문 절경으로 알려진 춘 장대해수욕장은 약 2km의 드넓은 백사장과 함께 천연 소나무 숲이 한데 어우러져 가족 단위로 즐기기에 적합한곳이다. 여름이면 많은 피서객들이 방문하지만, 한겨울 마량리 일대를 방문하여 잠시 한적한 바다 풍경을 즐기기에도 더없이 좋은 곳이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으로 가는 길이 많이 빨라졌다. 춘장대 IC로 빠져 나와 607번 지방도로를 타고 끝까지 가면 된다.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대전(회덕 분기점)-호남고속도로 논산IC와 강경 • 서천을 거쳐 마량에 이를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는 서천에서 마량리행(동백정)버스가 자주 있다. 서천까지는 서울 • 대전 • 군산 등에서 시외버스가 있다.
숙박 및 먹거리
동백정 입구와 그 일대에 깨끗한 숙박 시설들이 있다. 서해민텔(041-952-3301, 콘도형, 홈페이지 www.seohaemintel .com, 이하 지역번호 041), 해맞이파크(952-3531, 콘도형, 홈페이지 www.sunrizepark.wo.to), 동백정별장(952-2245, 콘도형), 동백산장민박(952-3020) 등이 있다.
마량 포구와 그 인근에는 쭈꾸미 요리를 내놓는 집이 많다. 쭈꾸미 요리와 밑반찬은 서산회관(951-7677)이 괜찮다. 회는 도둔리 해안의 특미회수산(951-7858), 아침햇살(952-3949)을 이용할 만하다.
안흥 해돋이
아직 거의 알려지지 않은 숨어 있는 해돋이 장소가 안흥항이다. 태안에서 603번 지방도로를 따라 끝까지 가면 또 다른 의미의 땅끝 안흥항이 나온다. 조선 시대까지 중요한 군사 요새지의 구실을 한 안흥항. 이 안흥항 방파제에서는 해안선이 서남쪽으로 길게 뻗은 관계로 아직 사람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서해안 해돋이가 가능하다. 이미 잘 알려진 당진 왜목마을이나 서천 마량리보다 고요하게 서해 일출을 감상할 수 있지만, 알려지지 않은 만큼 해돋이 지점을 찾는 게 쉽지는 않다. 안훙항 안으로 진입하면 좁 은 골목길을 따라 부둣가 앞으로 나가야 하며, 그 부둣가 에서도 계속 바다를 따라 진행하여 끝까지 가면 삼원냉동 이 나오는데, 여기를 지나 방파제가 나온다. 이 방파제를 따라 등대로 가는 길 사이에서 해돋이를 할 수 있다.
안흥 해돋이는 알려지지 않은 만큼이나 비밀스럽고 오염이 없다. 들락날락하는 해안만큼 굴곡이 심한 산들이 이 어져 있지만, 그 끝으로 돋아 나오는 해는 유난히 붉고 깨 끗하고 아름답다. 마음을 정화시키는 장엄한 광경이다. 서해안에서는 보기 드문 위풍을 가진 것이 안흥 해돋이이다. 이런 해돋이를 하고 주변에서는 가장 큰 안흥 포구에서 활어회 한 접시를 먹으면 그것만으로도 간단한 마감이 된다.
이곳 안흥은 최근에 떠오르는 여행지이다. 안흥항 입구에서 북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의 촬영지인 갈음리 해안이 나온다. 영화에서 주인공 인우가 조각미술 전공자인 태희의 과 MT를 따라가 태희와 소나무숲에서 왈츠를 추었던 멋진 장면, 그 해안이 바로 갈음리 해수욕장이다. 숨어 있었지만 영화 촬영 이후에 알려진 곳으로, 겨울에 가면 한결 깨끗하고 여유있는 한적한 해안이다.
안흥 입구의 언덕 위에는 안흥성이 있다. 충청남도 기념물 제11호로 지정된 안흥성은 조선 시대에 중국 사신을 맞이하던 곳이며, 동시에 군사적 요새지였다고 한다. 지금은 성안에 퇴락한 듯 보이는 작은 마을이 있으며 성 정상부에서는 인근의 바다를 전망, 감상할 수 있다.
안흥항 바다 건너에는 신진도가 있다. 썰물이면 그대로 안흥과 연결되는 이 섬은 신진대교를 통해 육지와 이어지며, 도로를 따라 섬 반대편으로 가면 일종의 관광단지가 형성되어 있다. 잘 정비된 해안에서 유람선을 탈 수도 있고, 그저 바다 구경만으로도 좋지만, 이곳 방파제와 등대의 해넘이가 멋지다. 만약 이곳 신진도에서 해넘이를 하고 다음날 아침 안흥에서 해돋이를 한다면 서해안에서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멋지고 비밀스런 여행길이 될 것이다.
가는 길
서해안 고속도로 서산IC에서 나와 32번 국도를 타고 서산 • 태안을 지난 다음, 603번 지방도로를 타고 끝까지 가면 안흥이며, 안흥에서 신진대교를 건너면 신진도까지 이어진다.
대중교통으로는 서울 남부터미널과 대전 등에서 시외버스를 이용, 태안으로 간 후 안흥행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숙박 및 먹거리
안흥항에 여관과 민박 시설들이 많지만 전체적으로 깨끗하고 편리하지는 않다. 시설면에서는 신진도 쪽이 좋다. 신진도에는 해인모텔(041-674-4477, 이하 지역번호 041) 등의 모텔들과 궁전민박(675-9096), 등대횟집민박(675-7557), 예원민박(675-4904) 등의 콘도형 민박들이 있다.
안흥항 선착장 주변에 횟집들이 많다. 수준은 비슷비슷하며, 싱싱한 활어회나 꽃게탕을 즐길 수 있다. 안흥하우스(675-1021), 부산회관(674-2500) 등이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