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대'로만 치부되기도 하는 구시대의 가족 단위에서 소위 '핵가족 시대'로 마냥 예사롭게 분리되어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의 가족 단위 생활 현상.
글. 정공채 현대시인협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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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현실에서 보다 슬기롭고 정답게 살아갈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의 - 어른 마음의 충언을 적확하게 서술한 문장 「오늘의 가족」 (전재운)은 매우 값진 글이다. 글 가운데 담겨 있는 알찬 사념의 깊이와 표현의 적확성은 높이 살 만한 문장가라 일러도 되겠다. 많은 분들이 이 글을 읽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기도 하다. 원제 「행복의 근원은 가족에 있다」를 「오늘의 가족」으로 개제했음을 밝힌다.
「내 고향은 어디에」(황점순)를 읽으면 훈훈하고 아리따운 마음의 정감에 마알갛게 젖어든다. 글쓴이의 마음이 진솔하도록 참되게 아름다울 뿐 아니라 글의 표현력이나 구성력 역시 놀랍도록 빼어나 있다. 한 편의 좋은 수필이면서도 글의 짜임새 - 구문에 있어서는 마치 掌篇小說을 읽듯 하는 재미마저 곁들이고 있다. 다만 글의 한 동강(대목)마다의 문단을 나눌 때는 그 문단마다의 맨 첫 글자를 한칸 안으로 써 주기를 바란다.
시 「봄 단상」(송남희)은 詩心을 제법 잘 품고 있는 작품이다. “툭 툭 터지고 갈라진 내 아버지의 손바닥'의 균열을 봄에 앉아 가만히 느끼는 마음이 곱다. 하지만 '울고 싶다'와 같은 감상은 달리 절제되어야 했었고, '마른 땅 위로... 천지에 가득하다'와 같은 2행에 걸친 서술체의 산문 센텐스는 短詩에서는 금물인 것을 밝혀 둔다.
「입학」(이동환)은 중학교 1학년생이 이토록 어른스런 작품을 쓸 수 있는가 하고 머리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시를 일궈내고 있다. 상징적인 표제 '입학' 이라는 시의 제목에서부터 “시린 바람” 이라거나 '운동화 끈”과 같은 표현에서 이 학생의 시적 능력의 연령이 이미 대단한 것이 놀랍고, 매우 뛰어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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