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행의 진수는 역시 단풍. 그래서인지 단풍 절정기엔 불타는 듯한 봉우리 들로 향하는 길은 늘 발 디딜틈 없이 만원이다. 그러나 단풍이 끝나갈 무렵, 조금은 한적한 산길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수북이 쌓인 낙엽들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산길에서 곱씹어보는 늦가을 산행의 정취.
대둔산(878m)
대둔산은 소백산맥에서 갈라져나온 노령산맥의 끝부분에 솟아 있는 암산이다. 전북과 충남 양쪽에서 도립공원으로 지정했을 만큼 경관이 뛰어나다. 사시사철 아름다운 산이지만 특히 산세가 수려하고 오색 단풍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가을의 대둔산은 예로부터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릴 만큼 그 명성이 자자하다.
산행은 대둔산 입구의 관광 단지에서 시작한다. 매표소를 지나 가파른 계곡길에 들면 이윽고 아찔한 절벽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절벽 위에 걸린 금강구름다리는 대둔산의 대표적인 명소. 80m 높이에 길이 50m의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는 이곳의 아찔한 구름다리를 건너는 재미는 구름 위를 걷는 듯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약수정이라는 정자에 다다르면 정자의 오른쪽 20m쯤 되는 곳을 살펴볼 것. 암벽 사이에서 나오는 약수의 맛은 고된 산행의 피로를 일시에 해갈해 준다.
구름다리를 건너 5분 정도 가면 정상인 마천대. 이곳에선 멀리 덕유산이 한 눈에 다가 온다. 기암절벽이 펼쳐져 있는 산세를 한 눈에 굽어보는 것이 대둔산 산행의 백미.
잠시 아픈 다리를 쉬고 길을 낙조대 쪽으로 잡는다. 낙조대까지는 어림잡아 30분이면 충분하다. 여기서 태고사 쪽으로 내려가면 물과 계곡이 좋다는 충청 쪽의 대둔산을 즐길 수 있고 또 낙조산장으로 내려가면 대둔산의 숨겨진 자랑인 여러 폭포들을 만날 수 있다.
다시 대둔산 쪽으로 내려오다 왼쪽 길로 접어들면 용문 굴이 나온다. 용문굴을 지나 장군바위 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조그만 약수터가 등산객을 반겨 준다. 목을 축이고 구름 다리를 건너오면 다시 관광단지로 내려오는 길. 관광단지 안에는 대둔산 온천이 있어 하루 산행의 피로를 풀기에 그만이다.
등산 코스
대둔산관광단지→동심바위→약수정→마천대→낙조대→용문굴→장군바위→대둔산온천 (2시간 30분 소요)
길잡이
호남고속도로 논산IC 진입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우회전해 20km쯤 가면 대둔산 안내판이 보인다. 대중교통은 서울→대전간 고속이나 기차를 이용해 대전에서 1시간마다 있는 대전→대둔산행 버스를 이용한다.
숙박 · 맛집
대둔산 관광단지내에 여러 숙박시설이 있다. 대둔산장 (0652-75-1062)은 관광호텔급으로, 산장이 운영하는 식당에 서는 직접 재배한 버섯과 산채로 정갈한 맛을 볼 수 있다. 산채정식이 3만원. 버섯찌개가 12,000원선. 또 서울민박(75- 9150) 등 10여개 이상의 민박 집이 욕실을 구비했으며 취사도 가능하다.
두륜산 (703m)
한반도의 가장 남쪽 끝에 위치한 두륜산은 소백 산맥의 지리산 줄기의 맨 끝에 해당하는 산이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전남의 도립공원인 두륜산은 멀리 남쪽의 다 도해를 조망할 수 있는데다 대사찰인 대둔사(대흥사)가 있어 더욱 유명한 산이기도 하다.
산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산행 코스는 단순한 편. 그러나 일단 정상이나 구름다리 위에 올라서면 아름다운 산세와 전망에 감탄하게 된다.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해서 일주문을 지나면 대흥사가 있다. 하산길을 기약하고 3〜4분 올라서면 표충사. 표충사 앞 3거리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고 40여분 올라가면 북암이 나타난다. 북암에 이르는 길엔 삼층석탑이 있는 절터와 천년수인 귀목나무가 있어 잠시 길을 쉬어갈 수 있다. 북암 돌담 너머의 사우는 초라하지만 약수는 기가 막히게 맛이 좋다. 북암 위로 조릿대와 동백나무를 헤쳐 나가다 보면 능선이 나타난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아찔한 절벽을 끼고 조심스럽게 오르면 두륜산 정상인 가련봉에 이른다. 여기서 내려보는 다도해의 절경은 장쾌한 전망을 제공한다. 잠시 쉰 뒤 남쪽으로 내려오면 사거리가 나타난다. 여기서 능선 허리길로 나가다가 오른쪽 암벽 홈통 사이로 올라가게 되면 길이가 약 5m 되는 돌다리가 하늘에 걸려 있는데 이것이 두륜산의 명물인 구름다리.
하산길은 만일암터를 지나 북암으로 내려가면 된다. 신라 말에 창건되었다는 대둔사(대흥사)를 살펴보는 것도 좋다.
등산 코스
주차장→표중시→북암→정상→구름다리→대흥사→주차장(3시간 소요)
길잡이
해남읍에서 완도 방면 13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왼쪽으로 대둔사 가는 827번 지방도로가 나온다. 이 길을 따라 신기리까지 가서 오른쪽 807번 지방도로로 계속가면 대둔사 집단시설지구에 이른다. 대중 교통은 서울→광주간 기차나 고속버스를 이용하여 광주→해남행 버스를 이용한다. 해남에서 수시로 있는 대둔사(대흥사)행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숙박 · 맛집
두륜산 입구에 유선여관(0634-34-6005), 동백산장(33- 1123) 등 숙박시설이 다수 있다. 해남읍내의 천일식당(35- 1001)에서 떡갈비를 즐길 수 있다. 1인분 1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