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 해를 마감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시간. 올 한 해 어떠한 계획을 세웠으며 또 얼마나 이루었는지, 그리고 다가오는 해에 대한 희망과 새로운 계획을 되새김해야 할 때가 왔다. 연말연시, 북적거리는 거리에 휩싸여 흥청망청 보내거나 집에서 계속 TV만 보며 헛되이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눈 덮인 능선이 연이어져 있는 산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위대한 자연 앞에서 한없이 겸손해지는 자기 성찰의 시간을 마련해주는 색다른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덕유산 (1614m)
덕유산은 전북과 경남의 으뜸 가는 산고을 무주와 거창을 품고 있는 산이다. 70여리 길의 무주 구천동의 출발점이자 속리산과 지리산을 잇는 소백산맥의 큰 줄기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무주 구 천동을 연상하여 여름 산행의 대상으로 생각하지만 봄철에는 철쭉. 5월에는 원추리 군락이, 가을에는 백련사에 이르는 붉은 단풍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이다. 거기에 한 가지 빠질 수 없는 것이 겨울철 덕유산 일대, 특히 상고대와 20여km의 연릉이 보여주는 장대한 설경이다. 무주 구천동의 초입에서부터 간간이 펼쳐지는 무주 구천동 33경의 풍 취와 설경의 장관은 덕유산 겨울 산행의 백미이다.
삼공리 주차장에서 30분쯤 걸어 올라가면 신대휴게소. 휴게소를 지나면서 좁아진 길을 따라 올라가면 무주 구천동 33경을 이루는 구월담, 비파담, 구천폭포 등이 줄을 잇는다. 계속해서 이속대를 지나면 이윽고 백련사. 백련사 오른쪽으로 폭 1m의 비교적 넓은 등산로가 나타난다. 이정표를 따라 계속 걸으면 샘터가 있는 산장에 닿는다. 샘터에서 목을 축이고 20분 정도만 오르면 덕유산 국립공원의 최고봉인 향적봉 정상. 정상에서는 남쪽 덕유산 능선과 북쪽 적상산에 이르는 거대한 겨울산 능선의 경관이 보는 이의 마음을 압도한다. 발걸음을 남쪽으로 돌려 10분 정도 걸으면 중봉(1,594m), 여기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30분쯤 하산하면 오수자굴에 이른다. 굴을 지나 왼쪽 길로 한 시간쯤 내려가면 백련사에 닿는다.
스키를 좋아하는 사람은 산행 후에 지척에 있는 무주 리조트에서 스키를 즐길 수 있다.
등산 코스(6시간 30분 소요) 삼공리 주차장→백련사→향적봉→중봉→오수자굴→백련사→주차장
길잡이
경부고속도로 옥천IC에서 4번 국도를 타고 이원에서 501번 지방도로로 갈아탄다. 갈림길에서 598 지방도로를 따라 양산을 지나면 학산삼거리다. 여기서 179번 국도를 이용하여 무주목(오산리)삼거리, 여기서 왼쪽 37번 국도를 타고 20여분 가면 삼공리 주차장이다. 영동이나 무주에서 10분 간격으로 버스가 운행된다.
숙박 · 맛집
가족호텔 무주리조트(0657-324-9700)를 비롯, 백운산장 (322-2350). 덕유산장(322-3074) 등 다수의 여관과 142가구에 이르는 민박집이 있어 중분하다. 무주 리조트 입구에 자리한 할매곰탕(322-3285)에서 사골로 끓인 국밥, 곰탕과 도가니 수육 등을 즐길 수 있다.
조령산 (1,017m)
조령산은 백두대간의 조령과 이화령 사이에 위치한 명산이다. 새재(鳥韻)라는 말이 시사하듯. 나는 새도 쉬었다 갈 정도로 험난하기도 하다. 그러나 스릴 넘치는 산행을 즐길 수 있으며, 이웃한 주흘산과 함께 만들어내는 문경새재의 험준한 절경 또한 손색이 없다.
산행은 이화령 휴게소에서 시작한다. 멀리 보이던 움막집을 지나서면 탁 트인 전망을 즐길 수 있는 능선길이 나온다. 능선길을 따라 20분쯤 걸으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오른쪽으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버드나무 한 그루가 있는 갈대밭 한 모퉁이에 샘터가 나타난다. 샘터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갈대와 억새풀, 소나무. 참나무 숲길을 차례대로 지나면 990m봉. 여기서부터 한동안 전망 좋은 지역이 계속되다가 이윽고 조령산 정상에 닿는다.
정상에서부터 신선암으로 가는 갈림길까지는 줄잡아 30분, 짧은 거리지만 암릉지대라 신경을 써 가며 하산해야 한다. 갈림길에서 왼쪽 절골 방향으로 40분쯤 내려가다 보면 신선암이 나타나고, 다시 여기서 40분 내려오면 절골에 도착하게 된다.
등산 코스(4시간 소요)
이화령 휴게소→샘터→정상→갈림길→신선암→절골
길잡이
중부고속도로 음성 IC에서 518번 지방도로를 타고 오생에서 3번 국도를 탄다. 수안보, 소조령을 지나면 하산 코스인 절골, 여기를 지나 당고개를 넘으면 이화령에 닿는다.
숙 박
등산로 들머리에는 민박집이 드물지만 문경으로 나가면 동화장여관(0581-71-1654) 등 여관이 다수 있다. 또 수안보온천에서 산행의 피로를 푸는것도 권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