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집배원복의 시작
2012년 1월 16일, 당시 우정사업본부는 전국 집배원 1만 7천 명이 입는 집배원복을 이상봉 디자이너가 직접 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전의 집배원복은 장시간 햇빛에 노출되는 집배원의 근무 환경을 고려해 피부 보호 효과가 높은 자외선 차단 가공처리와 오염 방지를 위한 어두운 색이었는데, 기능성을 강조하다 보니 다소 세련되지 못하다는 여론이 많았다. 우정사업본부는 한국적이면서도 세련된 감성의 집배원복을 만들기 위해 이상봉 디자이너와의 만남을 가졌다. 다음은 <디지털 포스트> 2012년 2월호에 담긴 내용이다.
‘특히 집배원복은 우편물을 배달할 때 착용함에 따라 주로 기능성 위주로 개선돼 색상과 디자인이 다소 세련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계약이 성사되면 집배원들은 11월부터 한국적이면서도 세련된 감성의 ‘이상봉 집배원복’을 입게 된다. 2006년 세계 최고의 무대인 파리 프레타포르테에서 한글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이상봉 디자이너는 평소 실용적인 측면도 중시해 집배원복의 기능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모두가 함께 만들어낸 집배원복
새로운 집배원복 디자인 때 이상봉 디자이너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콘셉트는 크게 네 가지다. 패션성, 편리성, 통일성 그리고 안정성의 전체적인 조화이다. 집배원의 사회적 인식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디자인의 심미적 기능을 강조한 디자인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전국 1만 7천 명의 집배원 의견 수렴과 리서치를 걸쳐 총 6종의 디자인이 선정되었고, 전국 집배원들의 직접투표와 2012년 6월 13일 청계천 광장에서 열린 현장패션쇼, SNS 등을 통해 집배원복이 최종 선정되었다.
집배원복의 옷깃, 소매, 카라, 모자에 우체국 CI의 기본 색상인 빨강, 주황, 노랑뿐만 아니라 도시적인 회색을 추가해 밝은 미래를 표현했다. 회색에는 형광물질을 포함해 어두울 때 빛을 발하게 해 작업 환경의 안정성까지 고려했다.
언젠가의 새로운 집배원복을 기다리며
우편 업무가 최초로 시행되었던 시기부터 현재까지의 집배원복은 집배원 곁에서 뿌듯한 자긍심으로 시간을 함께했다. 지금으로부터 몇 년 뒤, 새로운 업무 환경이나 집배원의 의견으로 또 다른 집배원복이 탄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집배원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담아낼 집배원복이 새롭게 등장하는 그 날의 우체국과 사람들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