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에서 우체국을 만나다
휴양지에서의 이동우체국은 임시우체국출장소에서부터 시작했다. 전쟁 직후인 1954년 체신부에서는 휴가철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휴양지 중 하나였던 대천해수욕장에 우체국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결정하고, 여름 기간에 대천우체국 임시출장소를 설치 운영하였다. 이 출장소에서는 우편, 전신 및 전화 사무를 취급하여 휴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듬해까지 대천해수욕장에만 설치되었던 임시출장소는 1956년 대천에 이어 율포까지 설치되었다. 1961년에 이르러서는 기존의 대천해수욕장을 비롯하여, 설악산, 대흥사, 화엄사, 한강수영장, 경포대해수욕장, 변산해수욕장 등 주요 해수욕장, 명승고적, 사찰 등지까지 임시출장소를 설치하여 편의 제공을 더욱 확대하였다.
이동우체국사진들
최초의 이동우체국(1958)
창경궁 돈화문 앞 이동우체국
이동우체국의 시작
<한국우정 130년사>에 따르면, 광복 이후 이동우체국이 처음 시작된 곳은 휴양지, 명승지가 아닌 서울 시내였던 것으로 보인다. 1958년 12월 20일, 우편 이용이 많으면서도 우체국과 거리가 멀어서 불편함을 겪는, 또는 우체국의 업무 폭주로 대기시간이 길었던 서울 시내 주요 장소에 이동우체국이 개설되었다. 버스를 개조하여 우편 취급 시설을 갖춘 이 이동우체국의 최초 이름은 ‘서울중앙우체국 이동분실’이었다. 버스 2대를 서울 시내의 미아동, 종로5가, 중앙시장 입구, 홍제동 등 네 곳에 시간제로 배치하여 우편물의 접수와 우편환 업무 등을 취급하였다. 예상보다 이용객이 상당히 많았으며 반응도 좋아서, 이후 부산과 대구, 광주 등 주요 도시로 확대하였다. 그후로 이동우체국은 우체국이 없는 지역이나 행사 현장 또는 재난·재해 지역을 찾아다니며 설치되었으며, 여름 휴가철 사람이 많이 몰리는 휴양지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전국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이동우체국은 16톤 트럭을 개조하여 만들어졌는데, 안에는 태양열을 이용한 에어컨을 비롯해 고객을 위한 간단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한 위성 또는 무선통신이 가능한 통신기기가 설치되어 있어 편지 및 등기 발송 등의 우편서비스, 현금 입출금, 공과금납부, 보험가입 등 금융서비스까지 논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 와서는 스마트폰의 발달과 전국 각지의 우체국서비스가 잘 되어 있어 그 절실함이 전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휴양지에서의 이동우체국(임시우체국)은 여러 불편함을해소해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올여름, 휴양지나 대형 행사장에 놀러 가서 이동우체국을 만나게 된다면, 친구나 가족에게 편지 한 장 써서 부쳐 보는 것도 좋은 추억 중 하나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