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단체 순방 - [1] 한국전산원
1995년 1월 현재 정보통신부에는 57개의 산하단체가 있는데, 그것을 설립 목적별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재단법인으로는 체신공제조합 · 체성회 · 한국전 자통신연구소 · 우정사업진흥회 · 체신금융진흥회 · 한국통신기업문화진흥회 · 인천정보통신센터 · 데이 타베이스진흥센터 등이 있다.
사단법인으로는 체우회 · 한국통신학회 · 정보통신정책학회 · 한국전기전자학회 · 한국통신산업협회 · 한국정보시스템감사인협회 · 개방형컴퓨터통신연구회 · 한국정보처리응용학회 · 한국전문가시스템학회 · 별정우체국중앙회 · 우편취급소연합회 · 한국우 취연합 · 한국우표상협회 ·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 · 한국통신정보보호학회 · 한국전자파기술학회 · 통신 위성우주산업연구회 · 한국정보처리전문가협회 · 대한의료정보학회 · 한국데이타베이스학회 · 한국여성 정보인협회 · 미래사회정보생활, 그리고 17개의 지역정보센터가 있다.
또한 특별법인으로는 통신개발연구원 · 한국전 산원 · 한국통신기술협회 · 별정 우체국연합회 · 한국 무선국관리사업단 · 한국전 파진 흥 협회 · 한국정보문화센터 · 전기 통신공제조합 · 한국통신공사협회 ·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등이 있다.
근래에 들어 정보통신사업이 급속도로 신장하고 그 업무 영역이 넓어짐에 따라 특정 분야의 사업 내지 업무를 다뤄야 하는 산하단체도 그만 큼 많이 발족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체신부가 정보통신부로 확대 개편됨으로써 금년에는 과학 기술처 등 타 부처 산하의 일부 단체들이 정보통신부 산하로 이관됨에 따라 그 숫자는 더욱 늘어 날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많은 산하단체들은 어떠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그 운영 실태는 어떠할 까? 이번 호부터는 주요 산하단체를 순방해 보기로 하고, 그 첫 대상으로 한국전산원을 소개한다.
풍요로운 정보사회로의 견인차
정부는 1983년을「정보산업의 해」로 정하고, 정보사회의 조기 실현과 정보산업의 육성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국가기간전산망 기본계획을 수립 했다. 그리고 이듬해부터 국가기간전산망을 행정 전산망 · 금융전산망 · 교육연구망 · 국방망 · 공안망의 5개 부문으로 구분하여 추진하기 시작했다.
국가기간전산망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체신부 · 총무처 · 과기처 · 상공부 등 정부 각 기관의 기능이 중복되고 각종 전산 관련 기관의 활동이 산만해지자, 이를 종합하고 조정하는 국가적 차원의 전산 전문기관이 필요하게 되었다. 또한 전산망사업에 기술을 지원하는 한편 전산망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감리해야 할 종합관리체제가 필요하게 되었다.
1986년 4월 국회에서 통과된「전산망 보급 확 장과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은 이러한 필요성에 의하여 한국전산원의 설립 근거를 제시했다. 즉, 이 법률 제13조는 “정부는 전산망에 관련된 전자 계산조직의 이용기술의 개발과 기술의 표준화 및 전산망의 개발 보급을 위한 기술 지원과 국가 및 공공단체의 전산화를 촉진하기 위하여 한국전산 원을 설립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 해 6월에 체신부장관은 5인의 설립 위원을 위촉하여 한국전산원설립 위원회를 구성 했다. 이어 12월에는 한국전산원 정관을 승인하고, 초대 원장으로 김성진 전 체신부장관을 선임 했으며, 마침내 1987년 1월에 개원식을 가졌다.
한국전산원은 정부 및 공공기관의 전산망이 목적에 맞게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는가를 감리하는 전산망감리본부, 각 전산망간의 원활한 정보 교류를 위해 표준화사업을 주도하는 전산망표준 본부, 국가 정보화의 확충과 전산망의 합리적인 운영을 지원하는 전산망기술본부, 또한 정보화정 책의 기반구조를 구축하는 전산망개발실, 국가기간전산망의 보안을 책임지고 있는 전산망보안실, 그리고 이들 부서를 지원하는 기획실과 행정관리 실로 구성되어 있다.
초대 김성진 원장에 이어 경상현 정보통신부장 관이 제2대 원장을 역임했으며, 현 이철수 원장은 (주)데이콤의 상무 겸 종합연구소장으로 재직 하던 1993년 3월 제3대 원장으로 선임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편 한국전산원은 1994년까지의 ‘광화문시대’를 마감하고 금년에는 용인 연구소로 이전하여, 국가 정보화의 중추기관으로서 21세기에 대비한 국가 경쟁력의 강화와 국민 생활의 질적 향상을 위해 한 차원 높은 새로운 자세로 임무를 수행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초고속정보통신 기반 구축 전담기관으로 지정돼
정부의 세계화 의지를 지원하기 위해 고급 정보응용기술을 개발하고 국가 정보화를 선도할 수 있는 업무로서 차세대 전산망과 초고속정보통신 망을 조기에 구축하는 것은 무엇보다 선결돼야 할 한국전산원의 주요 과제라 할 수 있다.
일명 ‘정보고속도로’라 불리우는 초고속정보통신망은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형태의 정보와 서비스를 대량으로 모든 지역에 시간적 제약 없이 신속하게 전달함으로써 국민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새로운 사회 간접 자본이다. 초고속정보통신 기반의 구축을 위해 1995년부터 2015년까지 국가적으로 약 45조원을 투자하면 전산업에 걸쳐 2.21배인 100조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나 타날 것이며, 약 56만명의 신규 고용 창출과 GDP 3.22%의 증대 효과가 예상된다.
한국전산원은 초고속정보통신기 반사업에서 공공응용서비스 및 원격시범서비스의 개발, 그리고 초고속국가정보통신망의 구축 · 운영 전담기 관으로 선정되었다.
공공응용서비스는 공공 부문에서 정보의 공동 활용을 촉진시키고, 국민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전산화된 망을 통해 신속하고 편리하게 제공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한국전산원은 전산망으로 연계 · 통합돼야 할 공공서비스를 선정해 민간 사업자로 하여금 개발토록 하고, 그 결과를 평가 ·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앞으로 중점 개발할 서비스로는 의료정보망, 환경감시 · 관리시스템, 사회 교육프로그램, 공공도 서관정보망, 문화재 정보시스템, 특허 정보시스템, 과학기술정보유통시스템, 종합교통정보망, 관광 정보망, 통관 · 관세정보망, 지방행정종합서비스, 고용 및 산재보험관리시스템, 기상정보시스템, 농 수축산유통정보망, 경찰행정 종합정보망, 전자민원 접수시스템, 행정 EDI시스템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공공응용서비스가 초고속정보통신망을 통한 공공 부문의 정보 활용에 중점을 둔 사업이라면, 원격 시범사업은 최첨단의 멀티미디어 통신기기를 활용해 실제적 서비스를 개시함으로써 국민들이 정보사회의 이점을 체감할 수 있게 하는 사업이다.
일차적으로 원격시범사업은 이러한 정보화의 파급 효과가 가장 큰 세 가지 사업, 즉, 원격진료 · 원격교육 · 원격 영농기술지도로부터 시작된다. 우리 나라는 경제 및 사회 부문의 발전 수준이 지역간에 매우 불균등하게 나타나고 있어, 이같은 원격시범사업을 통해 지역간의 균등한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국민적 화합을 이룩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전산원은 그 동안의 시범사업을 평가하고 신규 시범사업을 발굴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초고속국가정보통신망은 2010년까지 국가 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의 모든 공공기관을 광케 이블로 연결함으로써 완성된다. 이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한국전 산원은 초고속국가정보통신망의 구축과 운영에 관련되는 세부사업계획을 수립하고, 8,114억원에 달하는 정부 출연 재원의 세부 집행계획을 수립해 집행하며, 구축된 망의 관리 및 운용을 통신사업자에게 위탁하게 된다.
한편 차세대 전산망사업이란 현재 추진중인 제2차 국가기간전산망사업이 종료되는 1996년 이후에 제공돼야 할 국가기간전산망 서비스의 내용, 필요 기술, 그리고 법적 · 제도적 개혁사항 등을 미리 제시하고, 시범사업을 통해 부분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국가기간전산망사업이 지속적으로 바람직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한국전산원이 실시하고 있는 사업이다.
정부는 국가 정보화의 선도와 행정의 효율화, 국민에 대한 서비스의 향상을 위해 1987년부터 2 차에 걸쳐 국가기간전산망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사업 선정은 공급자 위주로 이뤄진 측면이 강하고,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한 최상의 서비스를 구현하려는 노력도 미흡했다고 볼 수 있다. 차세대 전산망사업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초고속정보 통신망사업의 실시에 따른 공공 부문의 정보화 촉진에 그 목적이 있는데 한국형 종합토지 정보시스템, 통합전자신 분증 등의 연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창의적 사고, 부단한 도전
한국전산원이 중장기 계획에 의하여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국가기간전산망사업과 초고속정보 통신기반사업 외에 일상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주요 업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전산 감리업무이다.
전산망의 이용 범위가 확대되고 기술이 고도화 됨에 따라 정보기술이나 경영상의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정보시스템의 효율이나 안전성이 저하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전산 감리의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종종 경영방침과 상관없이 조직의 전산화가 추진됨으로써 각 부서 나름의 서로 다른 기술이 도입되고 중복투자도 발생하게 된다. 이때 전산 감리는 정보화계획의 일관성을 검증하여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도출해 줄 수 있다.
또한 정보시스템을 위협하는 요소로는 인간의 고의나 실수로부터 자연재해나 환경에 의한 것까지 여러가지가 있다. 전산 감리는 정보시스템에 존재하는 위협과 이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현상을 파악하여 해결책을 제시한다.
둘째는 국가기간전산망의 표준화업무이다.
국가기간전산망은 국민들에게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여러 망이 운용됨에 따라 몇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급속한 기술 발전과 제품 경쟁으로 다양한 전산망 기기들이 출현하였고, 이로 인해 기기들간의 호환성 및 웅용 소프트웨어의 이식성 저하,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차이 때문에 이용이 불편하고 복잡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 전산망의 표준화인데, 한국전산원이 바로 국가기간전산망 표준화의 중심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전산원은 국제 · 지역 · 국가 단위의 표준화기구 활동을 통해 국제적인 추세에 보조를 맞춤과 동시에, 유기적으로 연관된 국내의 여러 표준화 기관들과 협력해 표준화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전산원은 특히 국가기간전산망 표준의 제정과 이와 관련한 표준화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셋째는 정보화 기반 연구 및 전산망의 개발업무이다.
현재 미국 · EC · 일본 등 각 선진국에서는 전문기관과 전문인력을 활용해 사회 정보화에 대한 폭넓은 연구를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정보화 기반 연구가 부족한 상태이다.
이에 한국전산원은 국가사회 정보화 추진의 비체계성과 관련 전문기관의 역할이 정립되지 못한 점 등을 개선해 추진 기반을 정비하고, 우수한 고급 전문인력을 이용하여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정보화 기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전산망 서비스를 개발해 차세대 국가 정보화를 이룩하고자 하는 것이다.
넷째는 국가기간전산망 기술지원업무이다.
전산망 기술지원업무는 정부 등 공공기관의 전산시스템을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개발 ·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 주고, 이에 사용할 국산 주전산 기의 성능 향상을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일이다.
최근에 수행한 몇 가지 사업 중 여권발급시스 템은 외무부의 여권 발급용 컴퓨터, 내무부의 주민등록 발급용 컴퓨터, 병무청의 병무 기록용 컴퓨터, 치안본부의 신원조회용 컴퓨터를 서로 연결함으로써 종전에 4〜5일이 걸리던 여권 발급 시간을 20분으로 단축시킨 획기적인 시스템이다.
또한 국토정보센터 구축사업은 각 시 · 도의 토 지기록자료 보관 컴퓨터, 건설부의 지가자료 보관 컴퓨터, 내무부의 주민등록 발급 컴퓨터를 서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 사업은 전국의 토지 소유 및 이동 현황을 파악해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 나아가서는 국세 · 산림 · 농수산행정의 효율화를 위해 필요한 정보까지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부동산 실명제의 기본이 되는 사업이다.
그밖에도 한국전산원은 국가기간망정보센터의 구축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는 정부 및 공공기 관을「인터네트」와 연결하여 세계 각국의 각종 정보를 검색 · 활용토록 함으로써 정부기관의 정보화가 향상될 수 있도록 필요한 기술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또한 한국전산원은 전산망안전보안지원센터의 운영을 통해 국가 차원의 정보시스템 안전보안업 무를 수행하고 있다.
21세기를 향한 도약
앞으로 20년 동안 정보사회의 기반을 효율적으로 구축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21세기를 맞는 국가들의 흥망이 좌우된다고 한다. 따라서 국가 사회 정보화 전략 중 가장 중요한 사업인 초고속 정보통신 기반의 성공적인 구축은 우리 나라가 세계의 중심국이 되느냐, 아니면 주변국으로 전락하느냐를 가늠하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초고속정보통신기반사업을 전담하게 되는 한국전산원의 임무는 매우 중차대하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초고속정보통신 기반이 구축되면 국민 들의 일상생활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게 바뀌게 될 것이다. 초고속정보통신망은 디지털기술을 이용해 광섬유로 각종 정보를 교환하는 최첨단 정보통신시스템이다. 이를 이용하면 200자 원고지 2,000장 분량의 책 156권을 단 1초만에 상대방에게 전송할 수 있다. 이같은 정보통신망으로 가정 · 학교 · 기업 · 공공기관 · 병원 등 모든 장소를 연결시킴으로써 우리의 근로 · 쇼핑 · 교육 행태와 여가 선용 방법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 나는 것이다.
초고속정보통신 기반은 꿈이 아니라, 얼마 지나지 않아 생생하게 눈 앞에 펼쳐질 21세기의 실상이다. 따라서 우리 나라의 초고속정보통신망기 반사업을 선도하는 한국전산원의 노력에 대하여 성원을 보내며, 그 의욕적인 도전에 기대를 걸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