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지방우정청
사업지원국 운영지원과 김영환 주무관

물속에서 찾은 힐링 타임
김영환 주무관은 1999년 강화 볼음도우체국(2001년 폐국)에서 첫 근무를 시작한 뒤 수원, 성남, 구리, 여주우체국을 거쳐 지금은 경인지방우정청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가 속한 사업지원국 운영지원과는 경인지방우정청 소속 우체국의 우정사업이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돕고, 사회공헌활동과 복리후생을 담당한다. 요약하자면 모든 임직원이 안전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 부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직원의 안녕을 위해 노력하는 김영환 주무관의 또 다른 모습은 인명구조요원이자 생존수영 강사이다. 그의 수영 사랑은 2013년 성남우편집중국 발착(발송 도착) 팀장으로 일할 때 시작되었다. 당시 24시간 교대근무를 하던 김영환 주무관은 밤샘 근무를 마치고 아침에 퇴근해 집으로 돌아가면 피곤한 나머지 밥만 먹고 잠들기 일쑤였다. 문득 이렇게 지내다간 건강이 나빠질 수 있겠다는 걱정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때마침 집 근처 수영장에서 수영 강습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수강 신청을 한 것이 계기였다.
“처음에는 물에 익숙하지 않아 5미터도 제대로 헤엄치지 못했어요. 그렇다고 중간에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죠. 솔직히 어깨도 아팠고 귀찮을 때도 있었지만, 1년 동안 일주일에 3일은 빠짐없이 수영 강습을 받았습니다.”
김영환 주무관은 수영의 가장 큰 매력으로 물속의 고요함을 꼽는다. 소음이 거의 차단된 물속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편안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특히 수영장 레인에 사람이 많지 않은 이른 아침, 천천히 헤엄치는 순간이 그에게는 힐링 타임이다. 빨리 가려고 애쓰기보다 힘든 감각을 그대로 느끼며 물속을 유영하는 것이 곧 자신을 돌아보는 과정인 셈이다.
용기가 끌어낸 변화와 자신감
수영의 매력에 푹 빠진 김영환 주무관은 한 영상을 통해 입영이라는 독특한 영법을 접했다. 물속에 선 자세로 편안하게 떠 있는 인명구조요원의 모습은 배우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불러일으켰다. 50대에도 인명구조요원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지만, 자신의 연령대에 성공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는 사실이 오히려 그의 도전 의지를 부추겼다.
그러나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지원자 20명 가운데 선발 테스트를 통과한 17명만이 4주 동안 주말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매일 7시간 넘게 강도 높은 훈련도 이어졌다.
“첫날 훈련을 마치고 집에 돌아갔을 때는 샤워기 물소리도 듣기 싫을 정도였어요. 다음날은 그렇게 좋아하던 수영장에 죽도록 가기 싫더라고요. 처음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보다 인명구조요원 교육 기간에 먹은 수영장 물이 열 배는 더 많았을 거예요.(웃음)”
아이러니하게도 김영환 주무관을 인명구조요원의 세계로 이끈 입영이 그를 가장 힘들게 했다. 입영은 목과 얼굴, 손목이 모두 물 위로 올라온 상태에서 5분을 버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매일 한두 시간씩 3주, 4주, 몇 개월을 연습해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중간에 도저히 안 되겠으면 그때 포기하더라도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자신을 다독였고 매 순간 용기 내 부딪혔다. 시험 평가를 며칠 남겨두고 하루 5시간을 입영만 연습했다. 그제야 감이 잡혔다. 그렇게 지난해 인명구조요원과 생존수영강사 자격증을 동시에 취득했다.
“힘들었죠. 그때마다 다음에 도전하면 그때는 더 힘들 거라며 버텼어요. 결과를 떠나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용기 내어 해내는 모습을 두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자격증을 취득한 후 무엇이든 용기 있게 도전하면 극복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 값진 경험은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직장 업무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업무를 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변수나 어려운 문제가 생겨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어느새 차분한 마음으로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일상에서도 새로운 일을 계획하는 데 긍정적인 자극제가 되어 주었다.


나누고 싶다면 도전하자!
이미 대한철인3종협회가 개최한 장거리수영대회에 참가하면서 1.5km 수영 능력을 점검한 김영환 주무관은 올해나 늦어도 내년에는 ‘통영 월드 트라이애슬론 컵(철인3종경기)’에 출전할 계획이다. 그동안 ‘한계령 그란폰도’ 등 평균120km 코스의 여러 자전거 대회를 완주한 경험에 용기 내어 내년에는 국내 최장 거리 208km의 ‘설악 그란폰도’ 자전거 대회에도 도전장을 내민다. 기회가 닿는다면 시각장애인의 수영 강습을 보조하는 봉사활동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수영이든 자전거든, 긴 거리를 헤엄치거나 달리다 보면 한계에 부딪히는 고통 속에서 겸손해지는 기분을 느껴요. 도전이야말로 삶의 균형을 유지하고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활동이라고 믿습니다. 나이 오십이 넘어도 하니까 되더라고요. 새로운 도전 앞에 망설이고 있다면 용기내 보세요. 일상이 다르게 보일 거예요.”
김영환 주무관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인명구조요원 자격증을 취득한 김영환 주무관은 인명구조요원이나 생존수영강사 자격증에 관심 있는 우정 가족이 있다면 기꺼이 돕고 싶다고 전했다.
“입영이나 잠영 같은 구조 영법은 연습할 곳이 마땅치 않아요. 일반 수영장은 이용자가 많고 이용 시간도 제한적인데,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우정인재개발원 수영장을 주말에도 개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면 인명구조요원 자격 취득 도전을 꿈꾸는 우정인 여러분에게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고, 그 가족이 함께 이용할 수 있다면 직원 복리후생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나아가 그는 수영 동호회나 자원봉사 모임을 활성화해 우정인 가족을 위한 ‘안전한 물놀이 생존 수영 캠프’ 같은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덧붙였다.그의 제안처럼 이러한 활동이 지역사회 안전을 수호하는훌륭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김영환 주무관의 도전기는 우리에게도 끊임없이 나아갈용기를 안겨준다. 그의 식지 않는 열정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빛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