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을 핑계
취업포털 커리어에서 직장인 722명을 대상으로 칼퇴근 관련 설문조사를 했다. 정시 퇴근을 가장 방해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1위는 퇴근 직전에 업무 지시하는 상사(31.6%), 2위는 야근을 안 하면 일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내 분위기(21.7%), 3위는 귀가를 꺼리는 기혼 상사(12.8%), 4위는 회식 및 술자리(11.4%), 5위는 제때 일을 마치지 못하는 동료(9.2%)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칼퇴근을 위해 가장 많이 대는 핑계는 경조사 등 집안에 일이 생겼다는 핑계(34.8%), 몸이 안 좋다는 핑계(29.7%), 병원 예약이 있다는 핑계(13.3%), 소개팅이나 선을 본다는 핑계(11.4%), 학원이나 운동 등 자기계발 핑계(7.6%) 등이었다. 물론 회사에 중대한 일이 있거나 잔업이 있는데도 매일 칼퇴근을 한다면 그것도 문제이고,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곤란한 직장인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 무조건 눈치 보며 하는 잦은 야근은 긴 직장생활에서 스스로 개선하고 고칠 필요가 있다. 사실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직장인은 ‘나만 고생한다’는 피해의식이 팽배하다. 일하는 사람만 늘 일하고 노는 사람은 늘 논다는 생각이 불만으로 변하게 되면 반발심이 생기면서 ‘까짓, 대충 하자’는 심정이 된다. 당연히 이럴 경우 장기적으로 조직의 성과가 떨어지고 이직도 많아진다. 직원들의 근무 강도가 강해 업무 효율성도 떨어진다. 하루 근무시간이 8시간인 건 잠자는 시간 외에도 휴식과 충전의 시간이 따로 필요하단 의미다. LG전자는 ‘시차 출근제’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해소하도록 했다. 특별히 출퇴근 시간의 조정이 필요한 직원들을 선정해두고 출퇴근 시간을 유동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도록 하자는 것인데, 사내게시판에 올라온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수용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이유도 출퇴근 시간의 탄력적 조정이나 정시 퇴근이 집중력 떨어지는 몇 시간의 야근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나의 칼퇴근을 막는 이, 상사인가 업무인가
정시퇴근, 일명 칼퇴근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보통은 두 가지다. 상사와 일. 전자는 억지로 야근, 후자는 내키진 않지만 스스로 야근이다. 한 대기업에 다니는 H 씨는 모든 일을 부하 직원들에게 시켜 놓고 자신은 빈둥거리다가 퇴근 무렵 펜 하나만 달랑 들고 나타나는 상사 때문에 의욕을 잃었다. 부하 직원들은 상사의 지적에 할 수 없이 야근을 한다. 이런 상사는 거기다 보태 부하직원이 만들어놓은 보고서로 생색까지 낸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상사도 업무가 늘어질 때는 어쩔 수 없다. 업무를 배정받을 때는 반드시 데드라인을 물어보고, 상사가 정해주지 않더라도 스스로 데드라인을 관리해야 한다. 데드라인은 꼭 구체적으로 정하고 눈에 잘 띄는 위치에 붙여 놓으면, 업무가 늘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급한 일부터 하자” 는 모호한 원칙이 아니라 구체적인 몇 개의 그룹으로 할 일의 순위를 정해보자. 우선순위에 정해진 일은 어렵고 까다롭게 느껴져도 일단 시작해야 한다. 순서를 정하면 나중에 정작 중요한 일은 빼먹는 실수를 막아준다. 간단한 서류는 받자마자 처리하는 걸 원칙으로 하자. 시간을 두고 정리할 서류는 서류함에 찾기 좋게 분류한다. 나의 칼퇴근을 가로막는 이가 상사이기도 하지만 나일 수도 있다는 역발상이 문제 해결의 시작일 것이다.
칼퇴근이 전통이 되려면
그런데도 많은 상사는 아직도 퇴근 30분 전, 10분 전에 일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일단 못하겠다, 내일 하면 안 되냐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와도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네, 알겠습니다’하고 흔쾌히 명랑하게 수락하는 것이 좋다. 상사와 탄탄한 신뢰 관계가 생기지 않은 상황이라면 더 그래야 한다. 야근을 통해서라도 확실히 일해서 올리고, 아주 막무가내 상사가 아니라면 이런 메모를 전하거나 개인적으로 말을 하는 것도 좋다.
“저도 배울 수 있었던 유용한 업무지침에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퇴근 시간이 다 되어 업무를 주시면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어 좀 더 충실하고 알찬 내용을 보여드리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니 두뇌 회전이 빠른 오전 시간에 처리가 가능하도록 업무지시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렇게 예의를 갖춘 부하의 말에 대부분의 상사는 귀를 기울일 테지만, 이 방법도 통하지 않는다면 개인적으로 퇴근 후 면담을 요청해 다시 한 번 같은 멘트를 통해 부탁하는 방법이 있다. 업무처리는 업무시간 중에 완벽하게 하고 퇴근하는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고 당당해질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사실 가장 어렵고도 가장 쉬운 일이 ‘업무의 완벽한 처리’일 것이다. 업무라는 게 일정이 정해져 있고, 수시로 빈번하게 생기기도 하며, 급박하게 처리할 일들도 사이사이 생긴다. 그 와중에 나만 업무처리를 완벽하게 하고 칼퇴근한다는 생각은 곤란하다. 모든 일은 유기적으로 다른 팀과 부서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 자기 일에 대한 책임감을 높여나가야 한다. 좋은 취지로 배려가 느껴지는 좋은 제도를 시행해도 직원들이 악용하면 말짱 헛일이다. 긴 업무시간이 양질의 업무 능률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경험으로 아는 사람답게, 이전보다 업무시간을 더욱 책임감 있게 보내야 한다. 조직 차원의 칼퇴근 독려가 책임감을 갖게 했다는 신뢰가 형성되면 제도는 오래 시행될 것이며, 결국 그 회사의 전통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회사사용 설명서
사회인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좀 더 활기차고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함께 고민해보는 2016년 연중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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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을 핑계
취업포털 커리어에서 직장인 722명을 대상으로 칼퇴근 관련 설문조사를 했다. 정시 퇴근을 가장 방해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1위는 퇴근 직전에 업무 지시하는 상사(31.6%), 2위는 야근을 안 하면 일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내 분위기(21.7%), 3위는 귀가를 꺼리는 기혼 상사(12.8%), 4위는 회식 및 술자리(11.4%), 5위는 제때 일을 마치지 못하는 동료(9.2%)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칼퇴근을 위해 가장 많이 대는 핑계는 경조사 등 집안에 일이 생겼다는 핑계(34.8%), 몸이 안 좋다는 핑계(29.7%), 병원 예약이 있다는 핑계(13.3%), 소개팅이나 선을 본다는 핑계(11.4%), 학원이나 운동 등 자기계발 핑계(7.6%) 등이었다. 물론 회사에 중대한 일이 있거나 잔업이 있는데도 매일 칼퇴근을 한다면 그것도 문제이고,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곤란한 직장인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 무조건 눈치 보며 하는 잦은 야근은 긴 직장생활에서 스스로 개선하고 고칠 필요가 있다. 사실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직장인은 ‘나만 고생한다’는 피해의식이 팽배하다. 일하는 사람만 늘 일하고 노는 사람은 늘 논다는 생각이 불만으로 변하게 되면 반발심이 생기면서 ‘까짓, 대충 하자’는 심정이 된다. 당연히 이럴 경우 장기적으로 조직의 성과가 떨어지고 이직도 많아진다. 직원들의 근무 강도가 강해 업무 효율성도 떨어진다. 하루 근무시간이 8시간인 건 잠자는 시간 외에도 휴식과 충전의 시간이 따로 필요하단 의미다. LG전자는 ‘시차 출근제’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해소하도록 했다. 특별히 출퇴근 시간의 조정이 필요한 직원들을 선정해두고 출퇴근 시간을 유동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도록 하자는 것인데, 사내게시판에 올라온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수용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이유도 출퇴근 시간의 탄력적 조정이나 정시 퇴근이 집중력 떨어지는 몇 시간의 야근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나의 칼퇴근을 막는 이, 상사인가 업무인가
정시퇴근, 일명 칼퇴근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보통은 두 가지다. 상사와 일. 전자는 억지로 야근, 후자는 내키진 않지만 스스로 야근이다. 한 대기업에 다니는 H 씨는 모든 일을 부하 직원들에게 시켜 놓고 자신은 빈둥거리다가 퇴근 무렵 펜 하나만 달랑 들고 나타나는 상사 때문에 의욕을 잃었다. 부하 직원들은 상사의 지적에 할 수 없이 야근을 한다. 이런 상사는 거기다 보태 부하직원이 만들어놓은 보고서로 생색까지 낸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상사도 업무가 늘어질 때는 어쩔 수 없다. 업무를 배정받을 때는 반드시 데드라인을 물어보고, 상사가 정해주지 않더라도 스스로 데드라인을 관리해야 한다. 데드라인은 꼭 구체적으로 정하고 눈에 잘 띄는 위치에 붙여 놓으면, 업무가 늘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급한 일부터 하자” 는 모호한 원칙이 아니라 구체적인 몇 개의 그룹으로 할 일의 순위를 정해보자. 우선순위에 정해진 일은 어렵고 까다롭게 느껴져도 일단 시작해야 한다. 순서를 정하면 나중에 정작 중요한 일은 빼먹는 실수를 막아준다. 간단한 서류는 받자마자 처리하는 걸 원칙으로 하자. 시간을 두고 정리할 서류는 서류함에 찾기 좋게 분류한다. 나의 칼퇴근을 가로막는 이가 상사이기도 하지만 나일 수도 있다는 역발상이 문제 해결의 시작일 것이다.
칼퇴근이 전통이 되려면
그런데도 많은 상사는 아직도 퇴근 30분 전, 10분 전에 일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일단 못하겠다, 내일 하면 안 되냐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와도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네, 알겠습니다’하고 흔쾌히 명랑하게 수락하는 것이 좋다. 상사와 탄탄한 신뢰 관계가 생기지 않은 상황이라면 더 그래야 한다. 야근을 통해서라도 확실히 일해서 올리고, 아주 막무가내 상사가 아니라면 이런 메모를 전하거나 개인적으로 말을 하는 것도 좋다.
“저도 배울 수 있었던 유용한 업무지침에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퇴근 시간이 다 되어 업무를 주시면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어 좀 더 충실하고 알찬 내용을 보여드리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니 두뇌 회전이 빠른 오전 시간에 처리가 가능하도록 업무지시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렇게 예의를 갖춘 부하의 말에 대부분의 상사는 귀를 기울일 테지만, 이 방법도 통하지 않는다면 개인적으로 퇴근 후 면담을 요청해 다시 한 번 같은 멘트를 통해 부탁하는 방법이 있다. 업무처리는 업무시간 중에 완벽하게 하고 퇴근하는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고 당당해질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사실 가장 어렵고도 가장 쉬운 일이 ‘업무의 완벽한 처리’일 것이다. 업무라는 게 일정이 정해져 있고, 수시로 빈번하게 생기기도 하며, 급박하게 처리할 일들도 사이사이 생긴다. 그 와중에 나만 업무처리를 완벽하게 하고 칼퇴근한다는 생각은 곤란하다. 모든 일은 유기적으로 다른 팀과 부서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 자기 일에 대한 책임감을 높여나가야 한다. 좋은 취지로 배려가 느껴지는 좋은 제도를 시행해도 직원들이 악용하면 말짱 헛일이다. 긴 업무시간이 양질의 업무 능률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경험으로 아는 사람답게, 이전보다 업무시간을 더욱 책임감 있게 보내야 한다. 조직 차원의 칼퇴근 독려가 책임감을 갖게 했다는 신뢰가 형성되면 제도는 오래 시행될 것이며, 결국 그 회사의 전통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회사사용 설명서
사회인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좀 더 활기차고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함께 고민해보는 2016년 연중 캠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