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취미
전체글 387신바람 주말 나들이초록빛 봄햇살로 덖어낸 남도의 끼
남도를 떠돌던 나그네가 반가운 임과 마주쳤다. 춘삼월 봄비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먼 길을 달려온 나그네에게 딱히 반가울 리 없겠지만, 긴 여정에 있어서 잠시나마 짧은 쉼표를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친 몸을 추스르기에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우산을 던지고 맨 몸으로 달려 나가 보듬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비가 반갑다. 비가 그치면 봄은 더욱 무르익어 농군들의 바쁜 몸놀림과 더불어 남도의 들녘이 더욱 분주해질 것이다. 곡우가 머지않았다. 남도는 이 땅의 어느 곳보다 여름도 빨리 맞이할 것 이다. 비가 그친 뒤에 내리쬔 따사로운 봄 햇살. 그 햇살이 내려온 곳에 짭조름한 해풍이 한 발 앞서와 머물고 있다. 득량만의 해풍이다. 기름진 남도 땅에 풍요의 바닷바람이 불어와 머무니 예로부터 서민들의 삶에는 여유가 넘쳤고, 그 여유가 예술과 문화의 발달로 표출되어 왔다. 나그네가 발길을 들여놓은 곳은 한마디로 '끼'가 넘쳐나는 곳인 셈이다. 그 끼가 보성의 산자락에 빼곡히 차밭을 일궈 놓았다.
신바람 주말 나들이나를. 찾는. 여행
두르르르 둥둥~ 두르르르 둥둥~. 소가죽 위에서 파도치듯 몸을 흔들어대던 북채가 멈추자 이어 날짐승과 물짐승을 제도한다는 운판과 목어가 그 소리를 이어받는다. 데엥~ 데엥~ 하루 종일 무게만 잡던 범종까지 울려 중생을 깨우치고 나서야 그 장엄한 의식은 마무리가 된다. 저녁예불을 앞둔 사물의 울음에 건너편 지리산 산자락 위를 선회하던 까마귀 떼들까지도 제 쉴 곳을 찾는 듯 산등성이를 넘어간다. 어디 새뿐이랴. 사물의 울림을 가만히 듣고 있다 보면 제 아무리 혼탁해진 마음을 지닌 사람일지라도 절로 그 마음이 씻겨나가는 듯한 세심(洗心)의 효과를 얻는다. 사물의 힘이다.
신바람 주말 나들이누에섬의 짭조름한 겨울 이야기
머릿속을 파고드는 차가운 바닷바람과 비릿한 냄새, 두 볼로부터 전해지는 신경의 얼얼함에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낀다. 겨울 바다다. 원래 바다란 곳은 생명이 시작된 곳 아니던가. 바다의 사계절 중 특히 겨울은 사람을 나태하게 만들지도 않거니와 들뜨게도, 무료하게도 만들지 않는다. 적당한 긴장감으로 몸과 마음이 살아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그래서 겨울 바다는 마니아들을 거느리고 있다. 체험관광의 열풍은 바다가 있는 어촌마을이라고 비켜가지 않는다. 사실 어촌체험관광이라고 특별하게 이름 지어 부르지 않더라도 어촌관광은 이미 시작된 지 오래다. 여름철 모래사장의 해수욕과 갯벌의 조개잡이, 선착장의 낚시 등…. 이 모든 것이 바로 어촌관광 아닌가.
신바람 주말 나들이보고 만지고 만들어보는 겨울바다의 예술 이야기
국토의 정동쪽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정동진.
우리 정서 속의 동향(東向)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해가 떠오르는 곳이니
생명의 방위요,양(陽)의 방위이다.
푸른 산 맑은 물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에 시간을 묶어두고
신년 여행지 하면 으레 일출 명소를 떠올리듯이 송년 여행지에선 낙조를 빼놓을 수 없다. 충남의 해안가 마을들에선 모두 황홀한 낙조 감상이 가능한데, 서천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대표적인 명소가 춘장대해수욕장과 화력발전소 옆의 동백정, 금강하구둑 등이다.
푸른 산 맑은 물오메, 가슴에 불 붙겄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자연은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가슴에 '끼'를 심어 놓았다. 자연을 벗하며 그 아름다움과 넉넉함을 노래하고 즐겼으니 봄에는 꽃놀이로, 가을엔 단풍놀이로 자연과 하나가 되었다.
푸른 산 맑은 물동화 속 등대섬
'끼룩끼룩 ~' 갈매기 한 마리가 양식장 위를 가로저어 날아와 배 위에서 빙글 원을 그리더니 어디론가 훨훨 날아간다. 갈매기의 급한 날갯짓에 비해 손바닥만한 부표위를 점령하고 다소곳이 앉아있는 왜가리는 참으로 점잖은 모습이다. 그 사이를 오가는 인간들의 작은 어선. 이조차도 한 마리 물새로 보이는 것이 소매물도행 여객선에서 바라보는 남해 앞바다 풍경이다.
푸른 산 맑은 물꽃이 있는 산사
불가에는 육법공양(六法供養)이라는 것이 있다. 부처님께 올리는 여섯 가지 공양을 이르는 말로 초, 향, 차, 꽃, 과일, 쌀이 이에 해당된다. 사찰에 가면 부처님 앞에 놓인 이러한 공양물을 쉽게 볼 수 있는데, 그 중에서 꽃은 보살행의 아름다움을 의미한다.
푸른 산 맑은 물물길 따라 펼쳐진 미산의 여름 추억
푸른 산 맑은 물땅과 바다가 만나는 여름 세상
땅이면서 바다요, 땅도 아니고 바다도 아니다. 땅과 바다가 만나는 그 곳에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습지를 사 람들은 갯벌이라고 부른다. 갯벌. 아무 바닷가에나 갯벌이 있는 건 아니다. 축복받은 땅에만 갯벌이 있다.
푸른 산 맑은 물탐라의 오름 나그네
야호! 개구쟁이 꼬마들의 탄성과 함께 출렁하면서 열기구는 하늘로 올라가기 시작 한다. 천천히 올라감에 따라 바닥에 드리운 그림자는 멀어지고 사람들은 점점 작아진다. 굵은 철선에 의지한 열기구가 지상에서 150m 높이까지 올라가자 안내원의 마이크 소리는 흥겨워지기 시작한다.
푸른 산 맑은 물갈매기가 배웅하고 인어가 반기는 섬
공항이 조성되면서 그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변해버리고만 영종도. 인천 앞바다의 인어섬 장봉도에 가기 위해선 그 영종도를 거쳐야만 한다. 2층으로 된 연육교, 영종대교는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차량과 인근 섬마을로 떠나는 나들이객들로 언제나 북적인다.
푸른 산 맑은 물봄 햇살에 부서지는 꽃의 향연
남도의 4월은 온통 울긋불긋 꽃 대궐이다. 한발 앞서 피어난 동백과 산수유, 매화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벚꽃과 유채, 개나리, 배꽃 등이 앞다뤄 고개를 내민다. 진달래도 빠질 수 없다. 굽이굽이 돌아 나가는 강마을, 바닷가 마을, 산자락마다 봄 햇살에 부서지는 꽃의 향연이 남도를 취하게 만든다. 산도 취하고 강도 취하니 여행자도 덩달아 취할 수밖에 없으리.
하얗고 붉고 노란 여러 가지 봄꽃 중에서 대장을 꼽으라면 단연 진달래를 들 수 있다. 수줍게 물든 연분홍빛 자태는 고향의 누이 입술을 닮았다. 작지도 크지도 않은 꽃잎과 꽃술은 한없는 넉넉함으로 우릴 받아내는 어머니의 포근한 품을 닮았다. 향도 부족하여 가난한 이들의 먹을거리로 제 몸을 온전히 다 내어주는 살신의 정신은 아버지의 높은 뜻을 닮았다. 그래서 진달래에서는 고향의 냄새가 나고 가족의 모습이 그려진다.
푸른 산 맑은 물거미에서 공룡까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3월. 한 해를 여는 것은 1월이지만, 3월은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자연을 깨우고 이 땅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 넣는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진정한 한 해의 출발은 3월이라고 해야 맞을지 모르겠다.
푸른 산 맑은 물동화 속 눈꽃 세상
푸른 산 맑은 물철원 평야로 떠나는 탐조 여행
철원 고석정. 실크에 쪽물들인 듯한 빛깔의 강물과 우뚝 솟은 기암이 조화를 이룬 이 곳은 매해 여름마다 많은 피서객을 불러들이는 강원도 서북부의 명소이다. 게다가 휴전선에 인접해 있는 대표적인 안보 관광지 중의 한 곳으로 많은 단체 관광 객들이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본격적인 겨울로 들어가는 12월. 피서객들도 없고 안보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뜸 할 무렵인데, 고석정에 때 아닌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바로 겨울 철새를 관찰하러 들어온 탐조객들이다.
이 무렵이면 안보 관광지의 관문격인 고석정에서는 철새 맞이 준비에 분주하다. 철새마을을 경유하는 안보 관광 코스를 내 놓고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건 물론이고 철원군 주관으로 「철원 DMZ 새바라기 축제」도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