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취미
전체글 387travel잘 삭힌 젓갈처럼 짭조름하면서 고소한 풍경 변산반도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들판을 보며 갑자기 염부의 농사가 걱정되었다. 올여름에는 비가 어지간히도 내렸더랬다. 비만큼 소금밭에 치명적인 것은 없다. 특히 서너 달 살손으로 죽어라 일해야 할 수확기에 염치없이 계속된 하루걸러 나흘 비라니. 찬바람이 불면 서둘러 젓갈을 사러 곰소로 가야 할 텐데. 황석어젓이며 생이젓, 가리비젓 따위를 충분히 쟁여두고 잘 숙성된 변산의 풍경도 함께 맛보고 와야 할 텐데. 자꾸만 소금밭이 밟힌다.
travel오래되어 깊은 자연감성 만나다 순천만
한 계절이 가고 새 계절이 성큼 다가왔을 무렵, 또 언제나처럼 길을 나섰다. 그곳은 일부러 만든 곳이 아닌 예로부터 자연히 만들어져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그런 곳이었다. 아직도 낙안읍성의 오랜 마을은 옛 감성 그대로 살아 있었고 넓디넓은 순천만에는 여전히 동천과 이사천이 만나 새 계절의 생명을 품고 있었다. 이른 가을에 만난 순천은 자연 그대로의 자연이 자연스러운 곳이었다.
trend + hot placeold & new 전주를 즐기다
옛것과 새것이 함께하는 전북 전주. 역사와 시간의 흔적이 느껴지는 옛것을 들여다보면 신기하게도 요즘의 새로운 것과 어우러져 있었다. 그리고 새것이라 생각해 가까이 들어가 보면 그것은 또 옛것을 닮아 있었다. 옛것과 새로운 것이 한데 어울려 이런저런 괜찮은 즐거움을 전하는 전주의 곳곳을 전주우체국 송혜선, 백수경 대리와 함께했다.
travel강원도의 길 생명의 길 어머니의 길 신사임당길을 가다
몸이 작다고 마음까지 좁을까. 세월에 녹슬고 중력에 짓눌려 온몸이 졸아들었어도 마음이 바다와 같은 사람을 알고 있다. 문득 떠오를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그 이름 어·머·니. 지겹도록 내리던 비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8월 중순의 어느 날, 강릉으로 향했다. 하늘은 모처럼 푸르렀고, 하늘빛을 빠짐없이 담아낸 동해는 그보다 더 묵직했다. 그러나 목적지는 또 다른 푸름으로 빛나는 숲길, 한국의 어머니로 불리는 신사임당이 일찍이 걸었던 그 길의 시작점이었다.
travel그곳에 어머니가 계셨네 안동 하회마을
안동 하회마을 서애 류성룡 선생의 종택 충효당 14대 종부 최소희 할머님을 마주했을 때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울컥했다. 기억 속의 내 할머니와도 같았고 세대는 다르지만, 한 시대를 사는 우리들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였다. 긴 시간 희로애락을 반복하며 살았을,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검버섯 핀 얼굴에서 손등에서 종부의 지난 시간은 물론이요 우리 모두의 지난날을 되돌아 볼 수 있었다. 언제고 한걸음에 뛰어나와 반겨주는 ‘어머니’라는 이름을 찾아 발걸음을 옮겼다. 경북 안동으로.
trend + hot place열정이 살아 숨 쉬는 부산의 여름 만나다
왠지 그곳에선 내 안에 숨겨진 것들을 끄집어내어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넓은 백사장에서 소리도 질러보고 밤이면 오색불빛 화려한 거리의 어느 맥주집에서 동행한 이들과 속내를 내보이며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곳곳을 누비며 새로운 것을 보고 먹으며 허기진 마음과 몸을 달래고 싶었다. 부산 그곳에서.
travel청춘의 열정을 다시 찾은 날 경산, 캠퍼스를 걷다
캠퍼스에 가기 위해 캠퍼스에 들어선 게 얼마만인지 모른다. 장맛비가 훑고 간 캠퍼스의 신록은 더없이 짙었고 이따금 먹구름이 젖은 몸뚱이를 흔들어 털어내듯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졌다. 이에 화답하듯 잔디밭에 클로버가 탱글거리며 온몸을 흔들면 귀여움에 소름이 돋았다. 방학이라 캠퍼스는 한산하다. 분지의 열기는 빗물을 말리기 바쁘다. 후텁지근하지만 시원하게 열린 진입로는 없던 여유도 생기게 했다. 비좁은 땅덩어리를 제고 또 나누던 도시 소시민의 긴박한 마음은 금세 해체되고 만다.
travel그대 지치고 힘들 때 다시 꿈을 꾸고 싶다면… 울산의 푸르른 열정
어느덧 한 해의 절반 하고도 한 달을 훌쩍 건너왔다. 쉼 없이 달리느라 몸이 참 무겁다.
그런 당신에게 여행이라는 의자를 권하고 싶다. 울산으로 눈길이 갔다.
몸과 마음을 위로하고, 뜨거운 열정의 불씨를 다시금 되살리는 여행지로 제격이겠다 싶은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trend + hot place모두가 행복해지는 파주의 문화&예술
파주는 임진각, 판문점으로 가는 길목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다 1998년 예술인들이 파주를 찾아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곧이어 출판도시가 터를 잡았다. 파주는 더 이상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는 도시가 아닌 문화와 예술이 숨 쉬는 도시로 탈바꿈했다. 그리고 통일을 염원하는 평화의 도시가 되었다. 파주의 숨은 매력을 파주우체국 고향숙 대리와 함께 만나본다.
travel한강의 시원을 찾아가다 태백 검룡소
모든 것에는 내력이 있기 마련이다. 사람이야 말할 것 없이 하찮은 담벼락의 풀에도 그곳에 뿌리를 내린 사연이 있고, 모든 경계를 허물며 자유로이 넘나드는 바람도 태어나서 소멸하는 지점이 반드시 있다. 금빛으로 물드는 해거름녘의 한강을 보다가 문득 그 거대한 물줄기의 처음이 궁금해졌다.
travel자연이 빚어낸 경이로운 예술 평창 백룡동굴
백룡동굴 막장에 도착했을 때 동굴 탐사 가이드는 헤드랜턴을 끄라고 했다. 이윽고 그가 들고 있던 LED 조명마저 껐다. 절대 어둠 그리고 이어지는 정적…. 무엇으로부터의 방해도 자극도 없는 그 짧은 시간은 지금까지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순간이었다. 동굴 내부 유일하게 설치된 몇 개의 조명이 차례로 켜지고 수억 년 자연이 만들어낸 경이로움에 그저 탄성만 자아냈다.
trend + hot place길을 따라 만나는 남도의 속살
남도를 여행할 때는 고정관념으로 사로잡힌 마음을 버려야 한다. 전통이라 생각했던 것이 살아 있는 생활이고, 네 것 내 것 없이 나눌 줄 아는 인정 넘치는 사람들을 열린 마음으로 한껏 껴안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만나는 따뜻하고 향기로운 진정한 남도를 만날 수 있다. 자연과 문화 예술이 어우러져 새로운 빛을 발산하는 남도의 괜찮은 공간을 공유한다. 남도의 속살을 느끼기에 충분할 터.
travel잉여인간이 되기 위하여 슬로시티 하동 악양
평사리 언덕에 올라섰을 때였다. 뭉게구름이 해를 가리더니 그림자를 보리밭에 드리웠다. 그늘은 마을과 보리밭을 따라 마주 선 산등성이를 어루만지며 사라졌다. 바람이 산들 불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을 때 때마침 싱그러운 풀숲을 지나온 바람이 불어주었다. 바람마저 느린 마을. 지금 나는 하동하고 악양에 서 있다.
travel자연 그대로의 삶이 지속되는 곳 담양창평 삼지천마을
문득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핀다. 녹음이 짙어진 걸 그제야 알았다. 매일 허겁지겁 앞만 보며 지내온 시간들. 계절이 오는지 가는지 그런 것 따위는 안중에 없었다. 나는 늘 바빴고 늘 무언가를 계획하고 그 틀에 따라야만 할 것 같았고, 그래서 나는 늘 숨이 가빴다. 턱 끝까지 찬 숨을 몰아쉬고 길을 떠난다. 그곳은 바쁠 것도 바빠야 할 이유도 없어 보였다.
trend + hot place자연이 살아 숨 쉬는 서울 그리고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빼곡히 들어선 빌딩 숲,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경쟁, 일분일초 빠르게 변하는 스마트한 디지털 세상… 우리가 서울을 설명할 때가져오는 어떤 이미지들이다. 하지만 이곳 가까이에도 자연은 존재했고, 그 자연 속에서 서울 사는 사람들은 위로를 받으며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살고 있다. 서울의 자연 그리고 자연 가까이 괜찮은 공간을 소개한다. 우리 삶을 안락하게 해줄…
travel남해마을 상춘객 봄바람 났네
바람이 분다. 유채꽃, 벚꽃 따다 머리에 꽂고 미친 듯 발을 굴러 봄의 꽁무니를 따라갔다. 굽이굽이 하얀 꽃 터널이 나오면 천천히 발 구르며 꽃비를 맞는다. 해안가 비탈 따라 늘어선 계단식 논에는 마늘줄기가 윤기를 뽐내고 해풍이 지나는 길목에선 온몸을 흔들어 인사를 건네는 귀엽고 요염한 자태. 남해는 봄이다.
travel찰나에 스치던 풍경 페달 따라 가슴으로 들어오다
겨우내 숨죽이던 햇살이 ‘물 만난 고기’가 되어 찾아왔다. 찾아온 것만도 고마운데, 어서 봄 맞으러 가자고 옆구리를 찌른다. 그래, 떠나자. 모름지기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떠나야 제맛이니까. 이왕 나서기로 한 길, 조금 특별하게 떠나보련다. 자동차 안에서 눈으로 보는 여행이 아니라 자전거 위에서 몸으로 느끼는 여행을 해보기로 한 것. 덤으로 햇살과 바람이라는 길동무도 생겼으니, 이제 두 바퀴에 몸을 맡기기만 하면 된다. 부산에서 영덕까지 7번국도를 타고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trend + hot place이것이 진짜 제주다
제주도는 그 이름만으로도 여행자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세계적으로도 그 아름다움이 널리 알려진 오름, 절경을 자랑하는 해안도로, 몇 해 전부터 대한민국을 걷기 열풍으로 몰아넣은 올레길까지 제주의 모든 것이 우리를 들뜨게 한다. 제주체신청 임직원을 대상으로 ‘제주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맛집, 자연, 문화·예술 공간, 공원을 선정했다. 위의 다섯 개의 범주에서 1~3위에 선정된 제주의 명소를 소개한다.
travel더는 서럽지 아니한 목포의 봄
항구의 비린내와 복잡다단한 삶의 향기가 뒤엉킨 도시, 목포에 닿았다. 추자도에서 뱃길 따라 도착한 목포에도 어느새 봄의 색이 깊숙이 파고들어 아련한 옛 추억과 한데 어우러져 있었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하나 되어 공존하는 도시, 전설 속의 이야기와 현재를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흐르는 도시, 그렇게 목포를 마주했다.
travel추자도의 봄은 흐른다
같은 제주이지만 제주보다는 오히려 전라도에 가까운 추자도는 그래서 묘한 매력이 있다. 강태공들에게는 바다낚시의 천국, 올레객들에게는 가장 힘든 올레길로 소문이 자자한 추자도는 ‘아름답다’는 한 마디로 치부해버리기에는 서운할 정도다. 조기, 삼치, 멸치로 유명한 한적한 어촌 마을은 요즘 조기잡이에 한창이다. 그렇게 추자도의 봄은 흐르고 있었다.